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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반대 시위자 크레인에 매달아 공개 처형하고 사진까지 공개한 이란

이란 정부가 '히잡 시위'에 참여한 남성을 도심 한복판에서 크레인에 매달아 교수형에 처했다

인사이트12일 공개 처형당한 마지드레자 라나바르드가 처형 전날인 11일 밤 면회를 온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왼쪽), 체포 직후 모습 / Twitter


히잡 반대 시위자 크레인에 매달아 잔인하게 공개 처형한 이란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이란 정부의 진압이 갈수록 선을 넘고 있다.


이란 정부가 '히잡 시위'에 참여한 남성을 도심 한복판에서 크레인에 매달아 교수형에 처했다.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첫 사형 집행 이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두 번째 형 집행에 나선 것이다.


제대로 된 사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예고 없이 집행된 공개 처형이었다.


처형 장면은 이란 언론에 생중계됐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지난 12일(현지 시간) AP통신은 이란 사법부기 이날 북동부 마슈하드 시내에서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를 공개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로 반정부 시위가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처형 방식은 잔혹했다. 라흐나바드는 손발이 묶이고 머리에 검은 봉지를 쓴 채로 공사용 크레인에 매달려 교수형을 당했다. 


질식하거나 목이 부러질 때까지 살아 있기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가하는 방식이다. 이란 언론인 미잔통신은 그가 숨지는 과정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준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처형 뒤에야 어머니에게 알렸다"


라흐나바드가 고문을 당해 혐의를 억지로 인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체포된 라흐나바드가 팔에 깁스를 한 모습이 이란 국영방송에 보도된 바 있다. 지난 8일 처형된 모셴 셰카리도 재판 당시 얼굴에 고문 흔적이 뚜렷했다.


이란 당국은 형 집행 전날까지 그의 가족들에게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않는 등 비인도적인 행태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 '1500타스비르'에 따르면 라나바르드의 어머니는 처형 직후인 이날 오전에야 당국으로부터 "당신의 아들을 처형했으며, 시신을 이미 묻었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 


어머니를 비롯한 유족들은 전날 밤 아들과 접견 당시까지도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날까지 사형 집행 사실을 몰랐던 어머니와 아들은 접견 당시 서로를 마주 보며 찍은 사진을 남겼다.


인사이트Twitter


국제사회 비판에도 추가 사형 준비


국제사회는 일제히 이란을 비난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유죄 판결을 받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사형 집행은 이란 사법체계의 비인간성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 외교이사회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이란인 24명과 관련 기관 5곳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했다. 


이 중 20명 및 국영 IRIB 방송사는 반정부 시위 강제 진압 및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특히 IRIB는 협박과 고문으로 끌어낸 반정부 인사들의 '강제 고백'을 방송하는 등의 책임이 있다고 EU는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란 당국이 추가 사형 집행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란 당국이 마한 사드라트(22) 등 시위 관련자 10여 명에 대한 사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중도·개혁 성향 신문인 에테마드는 10일 사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시위대 24명에 대한 사형이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