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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히잡' 안 쓰고 경기한 이란 선수의 안타까운 최후

한국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경기를 펼쳤던 여성 클라이밍 선수의 신변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사이트엘나즈 레카비 / DW


'히잡' 쓰지 않은 채 국제대회에 출전한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지난 10월 서울 잠원 한강공원에서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대회가 열렸다. 해당 대회에는 이란 국적의 여성 엘나즈 레카비가 출전했다.


대회가 끝난 지금, 지금 그녀의 집은 폐허 상태가 됐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히잡을 쓰지 않고 출전해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영웅으로 떠오른 엘나즈 레카비 선수 가족의 집이 철거됐다.


인사이트엘나즈 레카비 / Sky news


'히잡' 쓰지 않은 레카비 집 강제 철거당해


지난 2일(현지 시간) 현지 언론 이란와이어 등은 이란 북서부 잔잔주에 위치한  레카비 가족 주택이 강제 철거됐다면서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레카비의 오빠 다부드가 무너진 주택과 정원을 보여주며 "정의는 어디에 있느냐"고 울부짖었다. 또 레카비가 여러 대회에서 받은 메달들이 바닥에 팽개쳐진 모습도 포착됐다.


인사이트레카비 선수 오빠 / Youtube 'Hindustan Times'


이란 경찰은 레카비 선수의 오빠에게는 5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레카비 선수는 귀국 후 부친의 집에 연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해외로 나가거나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 가족의 재산을 몰수한다는 협박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붕괴된 레카비 집 / Youtube 'Hindustan Times'


영상 촬영자는 "이것이 이 나라에 산 결과이자 이 나라를 위해 많은 메달을 딴 챔피언한테 일어난 일"이라며 통탄해했다.


아울러 "열심히 노력해서 국가의 이름을 드높였는데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집을 부수고 떠났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주택이 언제, 왜 철거됐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인사이트엘나즈 레카비 / The Guardian


레카비는 지난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잠원 한강공원 스포츠클라이밍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 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종합 4위에 오르는 우수한 성적을 냈지만 대회 마지막 날 돌연 연락이 끊겨 실종설이 제기됐다. 이에 레카비가 대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경기에 나서 이란 측으로부터 제재를 당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설에 주한 이란 대사관은 같은 달 18일 트위터를 통해 "레카비 씨는 18일 이른 오전 팀의 다른 멤버들과 함께 서울에서 이란으로 출발했다"며 "대사관은 레카비와 관련된 모든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강하게 부정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이란 내 강경 시위


한편 이보다 앞선 지난 9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한 이후 반정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이란 정부는 강경한 진압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인권센터는 전국적으로 확산한 반정부 시위에서 보안군 손에 살해된 사람이 지금까지 448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