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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미국 삼키는거 아니냐" 말 나오는 최근 한국 패션 업계 상황

해외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사서 국내에서 제품을 기획·생산·판매하는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사이트instagram 'discoveryexpedition_kr'


'미국 삼킨 수준'이라는 한국의 패션 라이선스 브랜드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디스커버리(방송 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비영리단체), 코닥(필름 브랜드)...


언뜻 패션과 관계없어 보이지만, 요즘 이 브랜드 로고가 찍힌 옷들을 많이 입는다. 이들은 바로 라이선스(Licence)를 사서 국내에서 제품을 기획·생산·판매하는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다.


라이선스 브랜드가 많이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이 정도면 거의 미국을 삼킨 수준'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Instagram 'ng_apparel'


한국에서 유행하는 라이선스 브랜드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올 만도 하다. 


미디어 그룹 위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운영하는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디스커버리', 비영리 단체인 '내셔널지오그래픽', 필름 브랜드인 '코닥' 모두 미국에서 왔다. 


MLB와 MBA, NFL은 각각 미국의 프로야구리그와 프로농구리그, 프로미식축구리그를 뜻한다. 


인사이트instagram 'mlbkorea'


미국의 SUV 자동차 브랜드 JEEP 또한 패션 브랜드로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미국의 시리얼 브랜드 '켈로그'와 미국의 음악 차트 '빌보드'도 패션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TV 뉴스 채널 'CNN', 미국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인 '예일', 미국의 항공사인 '팬 암', 세계 최초 즉석카메라를 출시한 미국의 기업 '폴라로이드'로 보이는 중이다. 


모두 한국에서 만든 라이선스 브랜드다. 


인사이트Instagram 'cnn_apparel'


수입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 틈을 파고 들다


보통 패션 브랜드는 수입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로 나뉘지만, 라이선스 브랜드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 


상표는 외국의 것이지만 제품을 생산하는 주체는 국내 기업이다. 


과거에는 주로 패션 브랜드 상표를 들여와서 국내 실정에 맞는 제품을 팔았다면 최근에는 패션과 관련 없는 상표를 사와 패션 브랜드로 선보이는 것이 대세가 됐다. 


인사이트빌보드 스타일 홈페이지


디스커버리를 들여온 국내의 패션 기업 F&F는 지난해 1조 매출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했다. 


더네이쳐홀딩스 역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인기에 힘입어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코닥 어패럴 또한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90% 성장하며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코닥 어패럴은 전국 99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인사이트Instagram 'kodakstyle_kr'


FIFA, BBC WORLD, NASA도...전세계로 무대 확장


'미국을 삼킨' K-라이선스 브랜드는 이제 전 세계로 무대를 확장해 나가는 모양새다. 


아디다스, 푸마 등 유명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하는 코웰패션은 다양한 라이선스 브랜드를 계획 중이다. 


이미 국제축구연맹 라이선스를 활용한 'FIFA'와 유네스코와 세계문화유산 사진 사용 권한을 보유한 '아워플레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BBC WORLD와 NA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인사이트Instagram 'fifaofficiallicensedproduct_kr'

 

라이선스 브랜드를 두고 2000년대 초 유행했던 아웃도어 브랜드의 공백을 잘 메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 상표를 국내용으로 만들어 다시 역수출하며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라이선스 계약으로 유지되는 브랜드이다 보니 계약 만료 이후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해외 기업이 한국에 직접 진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너무 많은 라이선스 브랜드가 나오면서 비슷비슷한 이미지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다소 지루하게 인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