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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직후 작성된 경찰청 '비밀문건'...세월호 언급하며 "정부책임론 부각 조짐"

이태원 사고가 발생하고 이틀 뒤인 지난 31일, 경찰청이 시민단체와 언론, 그리고 여론 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문건으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통제된 참사 현장 / 뉴스1


참사 이틀 후, 경찰에서 작성한 '문건' 속 내용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태원 사고가 발생하고 이틀 뒤인 지난 31일, 경찰청이 시민단체와 언론, 그리고 여론 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문건으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문건에는 진보 성향 단체가 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라는 내용과 함께 정부 책임론이 부각될 조심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1일 SBS는 이태원 사고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경찰청 내부에서 '정책 참고 자료'라는 제목의 경찰청 문건이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경찰청이 작성한 '정책 참고자료' 문건 / SBS뉴스


해당 문건에는 특별 취급이라는 굵은 글씨와 대외 공개와 다른 기관 전파를 금지했다. 


문건의 주요 내용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진보 성향 단체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할 소재로 삼을 수 있으며, 보수 성향 단체는 촛불집회 참가자가 이태원에 합류했다는 의혹을 제기할 것이라는 등의 분석을 담고 있다 


또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 성금을 모으는 방안을 검토하고, 공직자들이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 못하게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는 등의 제안도 담겼다.


인사이트경찰청이 작성한 '정책 참고자료' 문건 / SBS뉴스


문건을 보면 진보 단체인 전국민중행동은 이태원 참사를 '제2의 세월호 참사'로 규정해 정부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세월호 관련 인권단체 항목에서는 피해자 가족 측 입장을 대변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는 관계자의 이야기도 담겼다. 


보수 단체 동향을 보면, 이태원 참사 당일 도심 촛불집회 참석자 다수가 이태원에 합류했을 것이라며 촛불행동 측 책임을 주장할 것이라는 보수단체 활동가의 말이 포함됐다.


인사이트YouTube 'SBS 뉴스'


밖으로 공개된 성명이나 발표를 정리한 것에서 더 나아가 진보, 보수단체 관계자들을 직접 접촉한 정황들이다. 


온라인에서 '정부 책임론'이 부각될 조짐이 있다며 정부 책임 관련 보도가 9건에서 108건으로 대폭 증가하고 MBC 'PD수첩' 등 시사 프로그램들도 심층 보도를 준비 중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또 온라인에서 정부 조치가 부족했다는 주장이 늘고 있는 반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다며 양쪽의 주장을 분석했다. 


인사이트YouTube 'SBS 뉴스'


정부 대응 방안에 대한 경찰청의 제안도 포함


해당 문건에는 정부의 대응 방안에 대한 경찰청의 제안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청은 향후 보상 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슈화될 소지가 있다며 빠른 사고 수습을 위해 장례비와 치료비, 보상금과 관련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민 애도 분위기 속 성금 모금을 검토하고 정부가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자체 실무자들의 반응을 담았다. 


인사이트YouTube 'SBS 뉴스'


지난 2014년 16명이 숨진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를 사례로 들며 '보상 문제는 외부인 참여가 늘어날수록 협의가 어려워진다, 초기에 가족 대표를 정해 대화 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 경찰은 고위공직자의 부적절한 언행과 처신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월호 당시 여당 의원의 '교통사고 발언' 등이 이슈화되며 비난해 직면했다는 것을 지적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논란처럼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에 따른 관저 문제와 연계한 미흡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사이트YouTube 'SBS 뉴스'


정보 수집 목적 두고 논란 예상


매체는 해당 문건이 경찰청 정보국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르면 경찰이 정보를 수집하고 작성, 배포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경찰의 사찰이 문제가 돼 '정치에 관여하면 안 된다', '사생활 정보를 수집하면 안 된다' 등 정보 수집 범위가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는데 이번 문건만으로는 정치 관여, 확실한 사생활 침해 문건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사이트YouTube 'SBS 뉴스'


다만 정보 수집의 목적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관 집무집행법 대통령령에는 경찰관의 정보 수집 목적을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호'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문건에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호'의 목적보다 정부의 부담 요인과 보수·진보 단체의 동향 등 정부 활동을 지원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매체는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을 위해서'였다는 경찰 해명이 따른다고 해도, 이태원 참사와 같은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한 정보 수집을 더 치밀하게 했어야지 사후에 정권 입장에서 사고를 관리하기 위한 정보 수집에 열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YouTube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