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교황 "죽음의 도구 내려놓으라" 종교간 화해 촉구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분쟁국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을 방문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설파했다.

 

지난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10시께 중아공 수도 방기 공항에 도착해 중아공 정부 관계자와 외교관, 가톨릭계 대표, 이슬람교도 등 각계 주요 인사들의 환영을 받으며, "이 세상의 무기를 부당하게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호소한다. 이런 죽음의 도구를 내려놓으라"라고 말했다.

 

군중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비행기에서 내린 교황은 연설에서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의 통합과 화해를 촉구했다.

 

교황은 "평화의 순례자이자 희망의 사도로서 이 나라에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종교적 차이가 그들을 분리시켜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은 우리 주변 세계에 있는 놀라운 다양성을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타인, 우리 민족에 포함되지 않는 것, 정치적·종교적 시각에서 친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가오는 중아공 선거가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아공의 캐서린 삼바 판자 임시 대통령은 교황의 방문을 "두려움을 넘어선 신념의 승리"라고 높게 평가하며 환영사에서 "교황의 평화와 통합 메시지가 필요했다"며 "우리 국민은 나를 시작으로 용서와 관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구 480만 명의 중아공은 지난 2년간 기독교 민병대와 이슬람 반군의 유혈 충돌로 수천 명이 숨진 분쟁국이다. 최근 두 달 동안 양측의 충돌로 적어도 1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영진 기자 young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