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제한속도 지켰는데...'무단횡단' 아이 친 운전자가 '민식이법' 적용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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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에서 제한속도 지킨 운전자,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 못 피해 벌금 '300만원' 선고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제한속도로 운행했음에도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를 피하지 못해 사고를 낸 운전자가 법원에서 결국 벌금형 선고를 받았다.


2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부장판사 강경표 원종찬 정총령)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어린이보호구역치상, 민식이법) 혐의로 기소된 A씨(59세)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제한속도를 지키더라도 무단횡단이 빈번한 곳이라면 속도를 더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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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7~28km 주행하던 A씨, 1심 무죄 선고...재판부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


앞서 사고는 지난해 4월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했다. 이날 A씨는 이곳을 지나던 중 무단횡단하는 남자아이와 부딪혀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혔다.


도로교통공단 분석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시 시속 27~28km로 주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피해 아동의 경우 키가 1.3~1.4m에 불과해 반대편 차에 가려져 인지하기 어렵다는 결과도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이를 고려해 "A씨가 반대편 차선을 달리는 차량 뒤편에서 아이가 무단횡단을 해 도로 가운데로 갑자기 뛰어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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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 들이지 못한 검찰, 무단횡단 잦은 도로인 점 들며 A씨 과실 주장


그러나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안전하게 운전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검찰의 항소로 진행된 2심에서 재판부는 도로에 피해자를 제외하고도 여러 무단횡단자들이 있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도로는 횡단보도가 없는 편도 1차로의 좁은 도로로, 도로 양옆으로 상점들이 있어 무단횡단이 빈번하다고 한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한 성인 여성이 무단횡단을 하기 위해 주변을 살폈고, 다른 성인 남성은 무단횡단을 이미 하고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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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의견' 수용한 2심 재판부 "A씨, 차를 일시 정지하거나 제한속도보다 더욱 서행했어야 한다" 판시


이에 재판부는 A씨가 갑작스레 어린이가 무단횡단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A씨가 무단횡단이 빈번한 도로였음을 인지했다면 차를 일시 정지하거나 적어도 무단횡단에 대비해 즉시 정차할 수 있도록 제한속도(30km)보다 더욱 서행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제한속도를 준수했다는 사실만으로 '운전자가 어린이 안전에 주의할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순 없다"며 "무단횡단한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학교 주변에 도로로 진입 못하게 하는 '보호펜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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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식이법을 악용해 운전자들을 놀랠 목적으로 도로에 뛰어드는 아동들이 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JTBC 교통 공익 버라이어티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한블리)'에는 어린이 및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민식이법 악용 사례에 관한 이슈가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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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는 일명 '민식이법 놀이'라고 불리는 행위를 하는 어린이들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이 달리는 차를 쫓거나 몸을 내던지는 등의 모습이 담겼다.


이에 한문철 변호사는 "운전자만 조심해야 하는 것이 아닌 가정과 학교에서 교통안전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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