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 전경 / 뉴스1
6·25전쟁사, 필수에서 선택으로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필수 과목이었던 '한반도의 전쟁(6·25전쟁사)'가 선택과목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조선일보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2019년부터 6·25전쟁사, 북한의 이해, 군사전략 등의 교과목이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육사 37기 출신인 신 의원은 "국가관·안보관·전략적 사고 형성 등을 위해 편성한 기초 필수 교과에서 다른 것도 아닌 6·25전쟁사가 제외된 것은 충격적인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바로잡혀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 뉴스1
육사 관계자는" 해당 매체에 자율적인 학습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 개편을 주도한 이들은 문재인 정부 시기 육사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교수들로 알려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들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이듬해부터 일종의 '육사 개혁 사업'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개편 반대 목소리 묵살돼"...6·25전쟁사 듣지 않은 생도들 내년 졸업
이어 "6·25전쟁사, 북한의 이해, 군사전략을 기초·필수 교과목에서 빼버리는 2019년 교과 과정 개편도 그 개혁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부에서는 이러한 개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공공데이터 개방 도구
교과 개편 이후 6·25전쟁사 수강생은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사는 국문학·수학과 같은 일반 전공뿐 아니라 국방전략, 지휘관리, 군사과학, 군사공학 등 4개의 군사학 전공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그러나 개편에 따라 6·25전쟁사는 4개 군사 전공자 모두가 필수로 듣던 기초 교과목에서 빠지고 국방전략 전공자만 필수로 듣는 교과목으로 분류됐다.
지휘관리, 군사과학, 군사공학 전공자들은 6·25전쟁사를 듣지 않아도 졸업할 수 있게 된 것.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6·25전쟁사 대신 양성평등, 독서 프로그램 새로 기초·필수 수업 편성
대신 양성평등, 독서 프로그램 등이 기초·필수 수업으로 새로 편성됐다. 필수 수업에는 전쟁의 역사가 남아 있으나 해당 교과에서 6·25전쟁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다.
2019년 입학한 육사 79기의 경우 국방전략을 제외한 지휘관리, 군사과학, 군사공학 전공 생도들은 6·25전쟁사 수업을 듣지 않고 졸업이 가능하다.
이들은 내년 3월 소위로 임관해 일선 부대에서 소대장으로 복무하게 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 / Instagram 'moonjaein'
매체에 따르면 미국의 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와 프랑스 생시르 사관학교 등 세계 대부분 국가의 엘리트 군사학교에서는 자국의 전쟁사를 생도들에게 필수적으로 가르친다.
한 예비역 육군 대장은 해당 매체에 "현재 육사는 1945년 군사영어학교의 후신으로 사실상 6·25전쟁과 함께 태어났다고 봐도 무방한데, 육사에서 6·25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은 뿌리를 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