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규탄 기자회견 하는 민주당 의원들 / 뉴스1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정권 규탄 시위하던 민주당... 그런데 피켓이 이상하다?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을 규탄했다.
하지만 피켓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대형 '오타'를 낸 채 그대로 항의 시위를 벌여 망신을 당했다.
지난 17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장 등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규탄 기자회견 및 항의 시위'를 벌였다.
발언하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뉴스1
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검찰과 감사원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정치탄압에서 당장 손을 떼라"며 감사원의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감사가 정치적이라고 항의했다.
대책위는 "국민의 삶을 걱정하고 챙겨야 할 정권이 정치 보복과 야당 탄압에만 빠져있다"면서 "아무리 검찰·경찰·감사원·국정원·국세청을 동원해 편파수사와 표적 감사, 정치보복을 하더라도 국민은 그 왜곡된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대책위가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검찰과 감사원 등의 야당 탄압 '몸통'을 윤석열 대통령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함으로 전해졌다.
발언하는 박범계 위원장 / 뉴스1
오타가 적힌 피켓 들고 오자 곧바로 여권의 표적이 된 민주당
심각한 분위기 속 민주당 의원들은 들고 온 피켓으로 인해 곧바로 여권의 표적이 됐다.
해당 피켓에는 '정치탄압'이 아닌 '정치탑압'이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앞뒤 안 맞는 소리를 하려니 맞춤법도 틀립니다. 민주당은 '국어 탄압'을 중단하시오"라며 민주당의 국어 탄압을 꼬집었다.
뉴스1
배현진 의원부터 권성동 의원까지... "국어 탄압부터 중단하라"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또한 페이스북에 "아무리 그래도 제1야당 원내대표님 손에 이게 뭡니까, 최소한 손에 뭘 드는지 알게 읽히고 건네주셔야지"라며 "막무가내로 그저 '야! 싸우자'들 하시니 '국어탑압'까지 가는 거다. 꽤 민망한데 뜻한 바 있었다고 4행시 조어라도 해 주시길"이라고 비꼬았다.
뿐만 아니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은 국어 탄압부터 중단하십시오. 정치탑압이 뭡니까"라고 따졌다.
외에도 유창선 시상 평론가가 "당직자들이 뭐라고 써왔는지 한 번 읽어보지도 않고 손에 들고 사진까지 찍다니... 정치가 코미디가 된 세상"이라며 혹평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오타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논문 작성 의혹에 대해 '이 모 교 수'를 '이모(姨母)'라고 오해해 논란된 바 있다.
또한 지난 6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언급하다가 "아무것도 아닌 내용"이라 말한 뒤 "죄송하다"며 급히 수습하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페이스북 캡처
그는 곧바로 "아 죄송하다, 아무것도 아니란 얘기는 생략하겠다"며 "왜 이런 얘기를 가지고 시끄럽게 구느냐"고 발언을 정정했지만 비판 여론은 피해 갈 수 없었다.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자 누리꾼들은 "읽자마자 오타가 눈에 들어오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인쇄된 피켓을 제대로 확인도 안 했나 보다", "맞춤법이 틀렸는지도 모르는 게 창피하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