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일)

尹 대통령+김건희 여사 풍자한 전남 고교생 만화에...정부, '엄중한' 입장 밝혔다

인사이트윤석열 대통령 / 뉴스1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전면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 운전수는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그리고 칼을 든 검사들.


전남 한 예술고등학교의 학생이 그려내 상을 받은 그림 '윤석열차'에 묘사된 모습이다.


현직 대통령과 영부인을 조롱·모욕했다는 부정적 반응과 권력자에 대한 시민의 유쾌한 풍자라는 긍정적 반응이 맞부딪히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입장을 내놨다.


인사이트윤석열차 / 뉴스1


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등을 풍자한 만화 작품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인 만화영상진흥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 뉴스1


이어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부 부처가 직접 '경고'라는 단어까지 쓰며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문체부는 "비록 전국 학생만화공모전을 주최한 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긴 하지만 국민의 세금인 정부 예산 102억원이 지원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사진=문화체육관광부


아울러 "이 공모전의 대상(大賞)은 문체부 장관상으로 수여되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라는 뜻을 밝혔다.


행사 후원 명칭 사용승인을 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함을 사전에 설명했다고 강조한 문체부는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부의 엄중 경고에 더불어민주당 측은 '문화 탄압'이라고 맞서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표현·창작의 자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입만 열면 말하는 자유에 속하지 않는가. 언론 탄압에 이어 문화예술 탄압까지 나선 것인지 답하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문화예술 공모전과 수상작을 문제 삼는 것은 권력을 동원해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막겠다는 반문화적, 반민주적 발상"이라며 "문화는 국민의 영혼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탄압은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국민의 영혼을 말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뉴스1


그러면서 "더욱이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화다.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화마저 문제 삼겠다니 한심하다"라며 "풍자화도 국민의 목소리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풍자화를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반성의 계기로 삼는 것이 민주 정부의 자세"라고 덧붙였다.


한편 논란이 된 작품은 지난 3일 페막한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윤석열차'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만화다.

고등학생이 그린 이 만화는 지난 7∼8월 진행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후 한국만화박물관에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