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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쓰러져 있어 도와줬더니 사고 '가해자'로 뒤집어 씌운 오토바이 배달기사

길에 쓰러져있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도와줬다가 가해자로 몰릴 뻔한 황당한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인사이트길가에 쓰러져 있는 오토바이 운전자 / 보배드림


길가에 쓰러진 오토바이를 보고 도와주려고 나선 40대 직장인 남성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도로 위에 쓰러져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도와줬다가 가해자로 몰릴 뻔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8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앞으로 사람이 죽어가든 뭐든 절대 도움 주지 않을 거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40대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하며, 전날 오후 9시께 있었던 일을 전했다.


보배드림


A씨는 "퇴근 후 집에 가고 있는데 오토바이가 길가에 쓰러진 채 사람이 깔려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회전 도로라 위험해 보여 급히 대피 구역에 차를 정차한 후 달려가 오토바이는 일으켜 세우고, 사람은 인도 쪽으로 피신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무 말 없던 오토바이 운전자...갑자기 "책임져라...아저씨 때문에 사고 났지 않냐"


A씨는 오토바이를 세우는 내내 운전자에게 "괜찮으세요?"라고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나 운전자는 아무런 답도 없었다.


사고로 인해 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생각한 A씨는 걱정이 돼 "119불러드릴까요? 병원 가보세요"라고까지 말을 건넸다. 그러나 오토바이 운전자는 끝까지 묵묵부답이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쓰러진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우고, 운전자도 안전해졌다 생각한 A씨는 가던 길을 가려고 뒤를 돌았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아무 말 없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어딜 가시려고요?"라고 했기 때문이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아저씨 때문에 저 사고 났잖아요"라고 말했다. A씨는 너무 황당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오토바이 운전자는 "그냥 좋게 해결하시죠?"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보배드림


블랙박스에 다 찍혀 있다고 하자 갑자기 물러나는 오토바이 운전자


너무 황당한 A씨는 "블랙박스에 다 찍혔다. 경찰 부르겠다"고 했다. 강하게 나오는 A씨를 보고선 오토바이 운전자는 갑자기 "아... 제가 잘못 본 거 같네요. 죄송합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A씨는 화가 나서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가해자로 몰릴까 봐 경찰을 끝까지 기다렸다. 경찰은 현장에 도착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그리고 A씨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증명됐다.


경찰은 A씨에게 "진짜 좋은 일 하신 건데 너무 안타깝네요"라며 위로했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세상이 너무 변한 것 같다. 여러분도 누군가를 도울 때는 본인을 변호하거나 보호할 수 있는 상황 하나쯤은 꼭 가지고 하시길 바란다. 아직까지도 씁쓸한 기분이 계속된다"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해당 글은 게시 5시간 만에 조회수 6만을 돌파하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A씨는 추가로 글을 올렸다. A씨는 "특정 직업군에 대해 마녀사냥식으로 말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글쓴이 "배달업을 하는 모든 분이 이렇지는 않다. 비하 자제해 달라"


그러면서 "(배달 업종) 그 분들 중에는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다른 가장이 있을 수도 있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난 배달원이 알이 두꺼운 안경을 끼고 계셨었는데 그 안경이 부서져서 제대로 못 본 것 같았다고 저한테 경찰관 출동 전후로 다시 말을 했다. 물론 모면용일 수도 있고 다른 경우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통사고를 내고 조처하지 않는다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에 의해 처벌받게 된다. 뺑소니하게 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