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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채 잡아 침대로 끌고 간 男...강간치사 혐의 '무죄' 받은 이유는?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침대로 끌고 가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로 판사 앞에 선 40대 남성은 어떻게 무죄를 받았을까.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강제 성관계한 혐의로 재판에 선 남성이 무죄 선고받은 결정적 증거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침대로 끌고 가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로 판사 앞에 선 40대 남성.


그런데 판사는 이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남성은 여성과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침대로 끌고 가기 위해 머리채를 잡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판사는 사건 이후 여성이 '이렇게 대응'한 것에 집중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은 이랬다. 지난해 1월 국내의 한 리조트에서 A씨는 1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 B씨와 함께 있다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채 침대에 눕혀 반항하지 못하도록 한 뒤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성 B씨는 이 사건 후 병원에서 2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조금 달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억울하다는 A씨, 재판부는 사건 이후 B씨의 행동에 집중했다


법정에 선 A씨는 "B씨와 합의에 의한 성관계이며, B씨의 의사에 반하여 성관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사건이 벌어진 후 B씨의 대응에 집중했다. 그뿐만 아니라 A씨 고소를 결심한 경위도 강간 피해를 입은 피해자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는 성관계 과정에서 A씨가 자신의 머리를 잡고 몸 위로 올라가 손목 등을 잡았다고 주장했지만, 폭력적이거나 때리는 행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한 사건 이후 두 사람은 거실에서 함께 라면을 먹었다. 2시간가량 노래를 틀고 제목을 맞히는 게임도 했다.


재판부는 숙박시설에서 퇴실한 후에는 함께 차량을 타고 귀가했고, 귀가 직후 다툼 없이 몇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점 등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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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끊을 걸 암시하자 진단서 끊은 B씨...재판부 "무죄 선고"


B씨는 A씨가 관계를 끊을 걸 암시하자 '자신을 이용만 하고 버리는 것이냐'고 항의했고, A씨가 전처와의 재결합을 언급하자 배신감을 토로, 진단서를 끊고 신고할 것을 언급한 점 등도 판단에 배경이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피고인에게 요구한 조건이 만족되지 않자 고소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고소 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돼 무죄를 선고한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