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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아빠 죽였다 사형선고 받은 엄마...딸은 사형집행일 지옥 경험해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살해했다가 사형 선고를 받은 여성에 대한 사형 집행 방식이 충격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 Iran HRM


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살해한 이란 여성...법원은 사형 선고


최근 이란 법원의 충격적인 사형 집행 방식이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지난해 3월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한 이란 여성과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사형 집행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리암 카리미(Maryam Karimi)라는 이란 여성은 지난해 3월 교수형으로 세상을 떠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녀는 수년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다. 남편이 폭력을 휘두르면서도 이혼을 해주지 않자 결국 매리암은 2009년, 친정 아빠인 에브라힘 카리미(Ebrahim Karimi)의 도움을 받아 남편을 살해했다.


에브라힘은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사위를 말릴 수 없어 딸을 도와 그를 살해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매리암과 에브라힘이 체포된 후 그녀의 여섯 살 난 어린 딸은 친할아버지, 친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부모가 모두 죽은 것으로 믿고 살아왔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2021년, 18살이 된 딸은 아빠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모두 알게 됐다.


결국 매리암과 에브라힘은 사형 선고를 받았고 지난해 2월 22일 알 수 없는 이유로 교수형이 연기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눈에는 눈, 이에는 이'...피해자 가족들에게 살인범의 처벌을 맡기는 이슬람 키사스 법


그리고 지난 3월 15일 라쉬트 중앙 교도소에서 매리암은 교수형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때 사형을 집행한 방식이 세간에 알려지며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유명한 이슬람의 키사스(Qisas) 법에 따르면 살인범의 처벌을 결정하는 것은 국가가 아닌 살인 피해자의 친족이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가족들은 키사스의 형태로 복수를 원하는지, 아니면 그들을 살려주는 대신 그들에게 '피의 돈'으로 보상을 받길 원하는지 선택하게 된다.


이에 친족간 살인의 경우 법은 더욱 잔인해진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란 키사스 법, 딸에게 엄마 교수형 집행하게 해


매리암의 경우 처벌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딸뿐이었다.


딸은 교도소로 끌려가 지시대로 엄마 발밑에 있는 의자를 발로 차 사형이 집행되게 했다.


에브라힘은 일시적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교도관들은 교수대 앞으로 매리암의 아빠 에브라힘과 그녀의 딸을 데려가 강제로 시신을 보게 했다.


그리고 올해 6월 에브라힘은 그의 딸과 같은 교도소 사형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인사이트매리암과 에브라힘의 사형이 집행된 라쉬트 중앙 교도소 / Daily Mirror


'키사스 법', 인권 단체 반발에도 여전히 이뤄지고 있어


이후 이란 인권 단체들은 "딸이 자기 손으로 엄마를 죽이게 했다"라면서 "비인도적인 처벌"이라며 맹비난했다.


인권운동가이자 이란 인터내셔널 TV의 언론인인 아람 볼란드파즈(Aram Bolandpaz)는 "40년간 학교에서의 세뇌, 이란 사회의 극단적인 처벌, 가부장제 체제는 매리암의 딸이 아버지를 위한 것이든 억압적인 정권을 위한 것이든, 엄마를 처형하는 것이 남성의 승리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믿도록 만들었다"라면서 "키사스는 세상에서 가장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이며 잔인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태어날 아기의 권리를 우선시하고 생명이 가장 가치 있다고 강조하는 이란이슬람공화국에서 어떻게 이렇게 끔찍한 방법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가"라며 비난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키사스에 대한 인권 운동가들의 비난이 이어져 오고 있지만 여전히 살인 사건에 적용되고 있다.


키사스는 청소년 범죄자들에게도 적용된다. 샤리아법에 따르면 여자아이의 형사 책임 연령은 9세, 남자아이는 15세로 규정하고 있다.


이란 인터내셔널 TV에 따르면 2019년 225명이 키사스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