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엉뚱한 남자 정자 인공수정 해놓고 혈액형 다르자 '돌연변이' 주장한 의사

인공수정으로 낳은 아이가 부모의 혈액형과 다르자 의사가 '돌연변이' 사례라고 주장했다는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26년 전 시험관 시술 당시 진료 기록 / (A씨 제공) 뉴스1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인공수정을 통해 낳은 아들의 혈액형이 부모와 다르자 의사는 '돌연변이' 사례라고 안심시켰지만, 실제 이들의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았던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해당 사연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50대 여성 A씨는 처음으로 이상함을 느낀 순간에 대해 약 21년 전 상황을 회상했다. 


아이가 약 네다섯살이 되던 때 A씨는 소아과를 들려 간염 항체 주사를 맞혔다. 과정을 다 마치고 집에 갈 준비를 하던 A씨는 선생님으로부터 "아이 혈액형이 A형인 거 알고 계시죠"라는 말을 듣게 됐다.


A씨네 부부는 둘 다 B형이다. 혈액형만 놓고 봤을 때 아들의 혈액형이 B형이 되는 건 극히 드문 케이스다. 이에 A씨는 선생님에게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지만 선생님은 "혹시 부모님이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니냐"며 "어머니는 출산도 있고 했으니까 달라질 것 없을 거 같다. 아버님이 (자신의 혈액형을) 잘못 알고 계실 수 있으니 검사를 받아 보시라"고 추천했다.


남편과 함께 임상병리과를 들려 검사를 받은 A씨는 역시나 두 사람의 혈액형이 B형으로 나온 것을 확인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 부부는 시험관 시술을 담당했던 교수를 찾아가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때 교수는 부부에게 해외 사례를 들며 "시험관 아기한테는 돌연변이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며 "걱정할 것 없다"고 안심 시켰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아들이 성인이 되자 A씨 부부는 혈액형이 다른 이유를 설명해 줄 필요가 있어 담당 교수에게 연락을 취해 "아이에게 돌연변이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면서 혈액형이 바뀌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설명 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교수는 몇 달이 지나도 연락을 취하지 않았고 병원 측에서도 도와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A씨 부부는 유전자 검사를 취했고 총 세 번의 결과에서 엄마와의 유전자만 일치하고 아빠와의 유전자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순간 A씨는 청천벽력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A씨는 유전자 검사관에게 "돌연변이라는데 이런 사례를 보신 적 있냐"고 물었지만 검사관은 "없다"고 답해 A씨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고. A씨는 "믿고 싶지 않았다. 아무 생각도 못 했고 머리가 하얘지더라"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


A씨가 변호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 싱가포르 및 미국 LA 등 해외에서는 A씨와 같은 사례(난자나 정자가 뒤바뀐 경우)가 병원 실수로 인해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변호사로부터 "실수가 아니고선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을 들었다.


A씨 부부는 수차례 교수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한다. 병원 측도 교수가 정년퇴직을 했다며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A씨는 끝으로 "아들은 모르고 있다. 아직 말 못 했다"며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될지 마음을 좀 추스르고 설명을 해야 되겠다 싶은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진실만 알고 싶었지만 병원도 그렇고, 의사선생님도 그렇고 피해를 보고 있는데 가해한 사람들은 없다"며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