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제주도서 추락사한 20대 딸의 '살인범'으로 13년 만에 엄마가 지목된 이유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2009년 7월,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제3산록교에서 23세 여성 A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사건 현장에는 A씨의 어머니와 계부도 함께 있었다. 그러나 다른 목격자와 CCTV는 없었다. A씨의 친모는 "딸이 사진을 찍자며 잠시 차를 세워달라고 했고, 난간에 앉았다가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당시 서귀포 경찰서는 이 증언을 토대로 단순 추락사로 사건을 종결했다. 


13년 만인 지난 6월 제주경찰청은 사건을 다시 돌려 어머니와 계부를 검찰에 송치했다. 2018년부터 다시 수사를 벌여 A씨의 어머니를 살인범으로 의심한 것이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지난 13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119구급대원은 A씨가 추락한 장소가 높이가 "약 32m가량의 다리"였다고 했다. 


그는 난간 위는 어떤 안전장치도 없어 사진찍을 장소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난간 표면은 미끄럽고 바깥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수사를 담당한 경찰 역시 "똑바로 앉을 수 없다. 앉으면 허리가 구부정하게 되는데 무슨 사진을 찍나. 말이 안 된다"고 했다.


A씨는 심한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2년간 A씨와 결혼생활을 했던 전남편은 A씨를 두고 "간단한 놀이기구도 못 타고 울었다. 아파트 창문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무서워하던 친구"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계부는 이에 대해 "난간 위에 올라가기에 위험하니까 내려오라고 했다. 아무리 말려도 (A씨가) 고집을 부렸다"고 했다.


A씨의 어머니는 "꽃봉오리도 피지 않은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사는데 13년 된 일을 자꾸 들먹거리니 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거냐.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사체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다며 계부와 어머니의 주장대로 A씨가 떨어졌다면 과연 그 지점에 떨어질 수 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A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다리로부터 2.5m 떨어진 지점이다. 경찰과 국과수는 A씨가 떨어진 지점이 지나치게 수직에 가까운 거리라는 점을 의심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앉은 자세에서 혼자 떨어질 때'와 '누군가 앉아 있는 여성을 밀었을 때', '의식이 없는 여성을 안아서 떨어뜨렸을 때'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이중 앉아있는 상태에서 떨어졌을 때 모두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지만 의식 없이 떨어졌을 경우 수직으로 떨어졌다. A씨의 추락과 가장 근접하게 나타난 결과는 의식이 없던 상태로 추락한 상황이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의 어머니는 A씨가 숨진 뒤 수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고 한다. 보험금으로 집과 차를 구매해 범행을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었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사망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내가 오늘 사망하면 우리 가족은 얼마의 자금이 필요할까'라는 가정 시나리오"라며 생활 소득과 생활비에 비추어 볼 때 과다하게 많은 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봤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다만 어머니는 A씨가 어렸을 때부터 가입한 것이라며 계부는 "보험회사 측에서 합의하자고 해서 60%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에는 살인의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목격자가 어머니와 계부인데다 A씨의 시신 역시 부검 없이 화장됐다. 경찰은 여러 간접 증거를 토대로 어머니와 계부의 혐의를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강수사를 지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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