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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들 이후 초등학교 신체검사에서 영원히 사라진 '앉은키 검사'

90년대생이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학교 내에는 앉은키 검사라는 신체검사가 존재했다.

인사이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80~90년대 초등학교(국민학교) 모습 / YouTube '부케부캐'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과거 대한민국 초등학교에서는 키, 몸무게 말고도 '앉은키 검사'가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앉은키 검사란 상체의 높이를 재기 위한 신체검사로 허리를 펴고 앉았을 때 의자의 면에서 머리끝까지의 수직거리를 재는 검사다.


지난 2006년까지만 하더라도 앉은키 검사는 초등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빈번히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학교는 물론 병원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왜 그런 것일까. 그건 황당하게도 앉은키를 재봐야 의미가 없다는 걸 뒤늦게 알게 돼서다.


인사이트앉은키 검사를 시행 중인 일본의 한 교육기관 / gori.me


앞서 국내에는 앉은키 검사가 과거 1951년 처음 시행됐다. 1937년부터 시행했던 일본의 건강검진을 답습해 시도한 것이다.


앉은키가 검사 항목으로 선정된 이유는 앉은키가 크면 내장 발육이 좋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영양학 사전에도 "앉은키는 성장 발육의 지표 중 하나로 측정한다"며 "내장기관을 둘러싸는 구간의 길이에 관련돼 있으며 생리학적 기능면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측정 이유가 담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앉은키는 학교에서도 병원에서도 이를 활용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앉은키를 참고한다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쓰임새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80~90년대 초등학교(국민학교) 모습 / YouTube '부케부캐'


또 오히려 앉은키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숏다리' 라는 별명이 생기며 불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앉은키를 낮추기 위해 서로 허리를 구부리는 등 역효과가 나타났다.


거듭되는 문제와 실용성 없는 결과에 2006년 교육부는 학교신체검사를 학교건강검사로 바꾸면서 앉은키 검사를 폐지했다.


2009년 교육부가 발행한 자료에는 "1951년부터 실시된 운동능력 검사 위주의 '학생신체능력검사'는 단순 측정·기록에 그치고 후속 조치가 미진해 학생들의 신체 저하 및 비만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검사 내용과 항목을 수정했다고 담겨 있다.


한편 앉은키 검사를 처음 시행했던 일본도 검사의 모순된 점을 인정하면서 78년 만에 2016년 해당 검사를 폐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