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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껍데기 '콜라겐'으로 만든 렌즈가 시각 장애인의 시력 회복시켜 (연구)

한국인의 대표 야식 '돼지 껍데기'가 각막 이식체로 잃은 시력을 되찾게 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한국인의 대표 야식 '돼지 껍데기'가 각막 이식체로 잃은 시력을 되찾게 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는 전날(11일) 네이처 생명공학에 발표된 스웨덴 린셰핑대 연구진의 논문을 소개했다.


연구진은 먼저 인간의 각막이 주로 콜라겐으로 구성된 것에 집중했다.


이어 각막 이식체 만들기 위해 돼지 피부에서 고도로 정제된 콜라겐을 증류해 느슨해진 콜라겐 분자를 안정화시켜 질기고 투명한 물질을 만들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Pixabay


이 각막 이식체로는 원추각막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원추각막이란 각막이 점차 얇아지고 뾰족해지다 결국에는 뒤틀려서 시력에 상당한 지장을 주는 비염증성 진행성 각막 질환이다. 보통 사춘기 전후로 시작되어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원추각막 증세로 시력을 완전히 잃은 14명을 포함해 총 20명의 이란과 인도의 원추각막 환자의 각막에 돼지 껍데기의 콜라겐으로 만든 각막 이식체를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시험 결과 완전 실명 상태였던 20명은 모두 실명에서 벗어났고, 이중 3명은 원래의 시력으로 돌아가게 됐다.


인사이트각막 이식체 수술 후 4개월이 지난 환자들의 눈. 여전히 투명도가 유지되고 있다. / Rafat M et all


연구책임자인 닐 라갈리(Neil Lagali) 린셰핑대 교수는 "돼지피부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식품업계의 부산물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피부 필러 제품으로 개발될 정도로 안정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조 각막 이식체 제조를 위해 필요한 돼지는 식용에 사용되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돼지면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게다가 이 각막 이식체는 인간 기증 각막보다 거부 반응도 훨씬 더 적다고 한다. 라갈리 교수는 "콜라겐이 고도로 정제돼 있고 생체공학으로 만들어진 각막에 세포나 다른 생물학적 물질이 없기 때문에 거부 반응의 위험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각막 이식체는 환자가 자신의 각막을 유지한 상태에서 일부만 삽입되기 때문에 현재 이식과 달리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며 면역억제 안약도 8주간만 투여하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한 인간 기증 각막이 2주내에 이식되어야 하는 반면 돼지 추출 콜라겐 각막 이식체의 경우 최대 2년까지 보관이 가능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라갈리 교수는 "더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 무작위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며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도 효과를 검증받으면 의약품으로 판매하기 위한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검토한 미국안과학회 대변인인 웨일 코넬 의대의 크리스토퍼 스타 교수는 "매우 유망한 초기 결과"라며 "원추각막과 각막 장애를 가진 많은 환자들을 돌보는 각막 전문가로서 이 논문에 제시된 결과에 감격하며 이 기술이 FDA의 최종 승인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리갈리 교수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약 0.1%가 원추각막의 영향을 받지만 아시아와 호주의 경우는 최대 2~3%가 이 병에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