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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반지하'서 엄마·이모와 함께 사망한 13살 소녀가 할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

한 발달 장애 가족의 반지하 집이 폭우로 고립돼 사망한 가운데 손녀가 생전 할머니에게 보낸 메시지가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인사이트지난 9일 폭우로 고립돼 일가족 3명이 사망한 현장을 점검하는 오세훈 시장 / 서울시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집이 침수되며 거주하던 발달장애 여성(48)과 그의 여동생(47), 여동생의 딸 A(13) 양이 사망했다.


일가족이 폭우로 참변을 당하면서 갑작스럽게 두 딸과 손녀를 잃은 할머니가 손녀와의 마지막 문자를 공개하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1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해당 주택에 함께 살던 할머니는 사고 당시 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폭우가 내렸던 지난 8일 오전 조직 검사를 위해 대학병원에 입원해있어 변을 면했지만 자신을 병원에 바래다주고 돌아간 다른 가족들은 폭우가 쏟아지며 집안으로 들이닥친 물살을 피하지 못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손녀 A양이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에게 남긴 마지막 문자가 공개되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할머니, 병원에서 산책이라도 하시면서 밥도 드시고 건강 챙기시고요.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계세요!"


그는 인터뷰에서 "둘째 아이가 내 병원 일정에 맞춰 하필 이날 휴가를 냈다"며 "병원에 입원하지만 않았어도 얘는 (회사에 있어) 살았을 텐데 난 엄마도 아니다"라고 자책했다.


하루아침에 두 딸과 손녀를 잃은 할머니는 오열하며 "모든 게 거짓말 같다"고 되뇌었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지난 2020년 6월 발표한 '2019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 가구는 26만 5천 가구로 전체의 1.3%다.


같은 해 영화 '기생충'이 국제 영화제를 휩쓸며 국토교통부는 반지하 가구의 주거환경에 대한 전수 실태 조사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방문 조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무산됐다.


윤석열 정부는 뒤늦게 취약계층 주거문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반지하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가구의 사망사고가 잇따른데 따른 조치다.


10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폭우 피해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서울시 상도동 반지하 주택 현장을 찾아 "안전 취약가구 거주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