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퇴직금 명목의 돈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 재판장에서 한 증언이 화제다.
지난 2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여한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는 "성남시 공고를 보고 화천대유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병채 씨에게 화천대유에 입사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병채 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한 뒤 그해 12월경 퇴사했고, 이듬해 4월 복직해 지난해 3월까지 근무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병채 씨는 "정보를 받고 화천대유에 입사한 것 아닌가?"는 검찰의 질문에 "누구한테 들은 것이 아니고 성남시 공고를 보고 지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에 검찰이 "검찰 조사에서 그 무렵 화천대유와 관련한 정보가 없었고, 홈페이지도 없다고 진술했는데 어떻게 찾았나?"라고 물었다.
병채 씨는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사람인'이란 취업 중개 사이트를 보고 입사 지원 및 이력서를 제출했고, 정식 과정을 밟아서 입사했다"고 답했다.
화천대유에서 맡은 업무에 관해서는 "주요 업무는 도장 받으러 다니는 일이었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인감 만드는 것을 못 하게 해서 TF에 참여한 모든 곳을 돌면서 도장을 찍었다"고 했다.
곽상도 전 의원 / 뉴스1
퇴직금을 아버지인 곽 전 의원이나 어머니,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았냐는 질문에 병채 씨는 "알리지 않았다"며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퇴직금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부분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월급이 얼마인지 말씀드린 적도 없고 성과급을 아버지께 말씀드릴 이유가 없다"고 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의 청탁을 받고 하나금융그룹 측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병채 씨가 받은 퇴직금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이 그 대가일 것으로 판단하고 병채 씨가 화천대유 측과 곽 전 의원 사이 뇌물을 전달하는 창구 역활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압수수색 당한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 뉴스1
앞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병채 씨는 화천대유에서 전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동산 개발 관련 업무를 하다가 퇴사하면서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의혹을 받은 병채 씨는 지난해 9월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일 뿐입니다"며 퇴직금은 7년 가까이 열심히 일한 대가였고, 건강이 악화된 데에 대한 위로금 성격이 있어 액수가 컸다고 밝혔다.
한편 곽 전 의원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 보석허가 청구서를 제출했다.
지난 2월 22일 기소된 곽 전 의원은 다음 달 22일 구속 만료(6개월)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