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이웃집에서 정체 모를 악취가 나 경찰에 신고했다가 '고독사 소식'을 듣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8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살면서 저한테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게재한 A씨는 "요 근래 한 달 전쯤부터 복도에서 이상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라며 "저희 옆집, 엘리베이터 옆집이 내놓는 쓰레기·음식물 쓰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혼자 욕을 하고는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관리사무소에 항의를 할 요량으로 증거도 수집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그러던 지난 27일, 아침저녁으로 쓰레기가 하나도 없는데도 악취가 너무 심하게 났다. 글을 올린 당일날 아침에는 악취가 '역대급'에 다다랐다.
A씨는 "관리사무소에 신고를 하니 직원이 나와 어느 집에서 악취가 나는지 찾겠다며 모든 집에 벨을 눌렀다"라며 "알고 보니 늘 쓰레기를 내놓는 집 바로 옆집이 냄새의 발원지였다"라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벨을 눌러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A씨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생선이나 젓갈이 썩는 듯한 비린내를 생전 처음 맡기에 "이건 살면서 맡아본 냄새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장을 보러 나가면서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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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장을 보고 돌아온 A씨는 해당 집으로 119가 출동한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방진복을 입은 이에게 다가가 신고자임을 밝힌 뒤 자신이 생각한 게 맞냐고 물었다.
그는 "문 앞바닥에는 검붉은 액체가 흘러나왔고 문이 닫혀있을 때는 차원이 다른 악취에 머리가 아팠다"라고 말했다. 즉 누군가가 생을 마감한 것이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고독사한 이웃의 집은 구조대가 문을 딴 흔적이 남아 있었다. A씨는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분인데 참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위에 이런 일이 많다고는 하지만 생전 처음 겪어본다"며 "아마 최소 한 달 반 정도 지난 것 같다. 음식물과 쓰레기만 복도에 없었더라도 더 일찍 알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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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긴 시간 동안 아무도 찾지 않았으니 고독사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혼자 죽음을 맞는 '고독사' 인원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 고독사 추정 인원은 3,159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 무연고 사망자 수 2,008명 대비 57.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고독사 인구 3159명 중 남성은 2403명, 여성은 662명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3.6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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