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하게 생겼다"....동료 경찰관한테 성희롱당했는데 되레 '절도범'으로 수사 받은 여경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동료 경찰관들에게 성희롱 피해를 겪은 여경이 되레 절도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인권침해를 겪었다며 구제신청에 나섰다. 

지난 16일 피해 여경 A씨의 변호를 맡은 류재율 변호사는 "A씨에 대한 경찰 조사과정에서 인권침해와 현저한 수사권 남용 사실이 포착돼 구제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태백경찰서로 첫 발령을 받았으나 지난해 3월 경찰 내부 게시판에 20쪽이 넘는 긴 글을 통해 임용 직후 순경 시절부터 성적 수치심을 겪은 일들과 자신이 겪은 부조리를 폭로했다. 

조사 결과 가해 남성들은 신입 여경에게 "얼굴이 음란하게 생겼다", "가슴을 들이밀며 일을 배워라" 등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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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으로 A씨를 성희롱하거나 2차 가해를 한 경찰관 12명이 중징계 또는 경징계를 받았다. 

이들 중 2명은 A씨가 다른 경찰관과 만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CCTV를 열람했다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넘겨져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판결받았다. 

A씨는 태백경찰서 근무 당시 유실물 통합 관리 업무를 소홀하게 한 혐의로 고발당해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A씨의 행위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 지난 5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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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외에도 유실물이 사라진 일로 절도 혐의까지 받았다. 경찰은 절도 혐의 사건은 불송치 했지만, A씨는 이 과정에서 장시간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변호사는 "수사관이 수사하면서 '자백하면 되는데 왜 안 그러냐', '기억 안 난다고 하면 다예요?', '우리 수사 팀은 확신해요' 등 유죄 심증을 가지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가 너무 힘들어해서 중간에 조사 중지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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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변호사는 "유실물로 들어온 현금 4000만원과 휴대전화가 없어진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무런 확인도 하지 않은 채  A씨를 절도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고, 혐의 입증이 안 되자 공전자기록 위작 혐의를 전환해 수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에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최근 A씨를 불러 면담을 진행했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법령위반, 인권침해 또는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있는 경우 검사에게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