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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어치 밀키트 훔쳐 구속된 노숙인에게 3년 만에 가족 찾아준 국선 변호사

물건을 훔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남성의 변호인 측은 치매 증상을 보이는 남성의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 3년 만에 그의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지난해 6월 새벽 서울 관악구의 한 무인 밀키트 판매점에서 두 차례에 걸쳐 5만 원 상당의 밀키트 제품이 도둑맞은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용의자로 60대 남성 A씨를 지목했는데 그는 재판보다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16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형의 집에서 나온 후 건설일용직 일을 쉬면서 가족들과 연락도 닿지 않는 떠돌이 삶을 살고 있었다.


거주지가 따로 없다 보니 공판기일 통지서를 전달받지 못해 여러 차례 재판에 불출석했다. 결국 경찰이 공원에서 A씨를 발견해 서울구치소로 보냈고, 기소된 지 8개월 만에 첫 재판이 열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재판 준비 과정에서 형의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과거의 번호를 떠올리는 등 때때로 치매 증세를 보였다.


이처럼 기억에 문제가 있는 A씨였지만 신기하게도 과거에 형과 살았던 집 주소만은 정확히 기억했다.


변호사가 해당 주소로 찾아갔지만 형은 이미 이사를 가고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였다. 하지만 변호사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주소를 단서로 수소문한 끝에 형을 찾아냈다.


지난 13일 재판이 열린 날 A씨의 형제는 법정을 찾아 그를 지켰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이광열 판사는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금액이 크지 않고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력이 없는 점과 나이, 환경, 범행의 동기, 경위를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를 받은 A씨는 구치소를 나와 3년 만에 상봉한 형제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