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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서 11년간 홀로 지낸 침팬지 관순이, 5200km 떨어진 해외로 반출 예정

서울대공원에서 10년 넘게 나고 자란 침팬지 남매가 합사가 어렵단 이유로 인도네시아 사파리로 반출하게 됐다.

인사이트동물원 스타였던 '관순이' / YouTube 'JTBC News'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약 11년 동안 홀로 지내오던 침팬지 남매 광복이, 관순이를 곧 인도네시아 따만 사파리로 반출한다고 서울대공원이 결정하자 반대 집회가 계속 열리고 있다.


지난 2009년 8월 15일, 광복절에 침팬지 '광복이'가 태어나고 뒤이어 2012년 2월 말에 광복이의 여동생 '관순이'도 태어났다. 하지만 이 둘은 어미에게 버림받아 사육사 품에서 자라며 침팬지 무리와 떨어져 각자 크게 됐다.


광복이는 두세 살이 될 무렵 무리에 들어가려 했지만 실패하면서 '뒷방'이라 불리는 곳에서 11년 동안 홀로 지냈다. 최근 그곳은 아무도 없는 전시 뒤 공간으로, 쇠창살이 처져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관순이는 어릴 때 TV에 출연해 바나나 먹는 모습과 꽃을 단 모습이 귀엽다며 한때 '동물원 스타'로 불렸다. 하지만 관순이도 광복이처럼 대중들에게 점차 잊히자 침팬지가 아닌 다른 무리에 넣어져 자라게 됐다.

 

11년을 아무도 없이 자란 탓일까, 광복이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기도 모르게 털을 하루 종일 쥐어뜯는 등 기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흘러 광복이와 관순이는 13살, 10살이 됐다.


침팬지의 평균 수명 기간은 50년으로 이 둘은 앞으로 약 37년의 세월이 더 남았다. 서울대공원 측은 "침팬지는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이기에 합사를 계속 시도했지만 광복이와 관순이의 스트레스가 심했다"며 이들의 복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인도네시아 사파리에 반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침팬지는 사람과 비슷하기에 동물 중 합사가 잘 되는 편"이라 설명하면서 "서울대공원의 합사 시도가 제대로 안됐거나 의지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중성화 후 합사 시도하면 성공 확률이 70% 이상"이라고 반박했다.


서울대공원은 중성화가 침팬지에게 좋지 않다며 중성화 반대 입장을 내놓았고 침팬지 종 보전을 주장하며 동물원의 종 보전 역할을 강조했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반대 집회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관순이와 광복이를 반출하려는 인도네시아 따만 사파리에서 과거 사자·호랑이를 약물에 취하게 해 인간과 사진 찍게 만들고, 쇼 도중에 코끼리를 쇠꼬챙이로 학대했던 사례가 알려지면서다.


광복이 관순이 반출 반대 집회는 현재 8차까지 이뤄졌으며 시민들과 동물보호단체가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계속 요청하고 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토론회를 여는 등 서울대공원 역시 대중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다시 논의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져 광복이 관순이의 향후 거취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