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비극 눈치채지 못했다"...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이 남긴 마지막 사진 (사진 10장)
영국의 한 자살 예방 단체가 극단적 선택에는 징후가 없다며 사진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정말 밝은 사람이었는데... 그런 선택을 할 줄 몰랐어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주변인을 탓하곤 한다. '왜 알아차리지 못했나', '왜 보듬어주지 못했나'와 같은 비난을 쏟아낸다.
이에 한 자살 예방 자선단체가 강력한 캠페인을 실시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비참한 생활 반대 캠페인(Campaign Against Living Miserably, CALM)'이라는 비영리 단체는 극단적 선택에는 명백한 징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사우스뱅크에서 열린 야외 전시회의 일환으로 공개된 사진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찍힌 사진이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진 속 사람들은 대부분 미소를 짓고 있다.
그들이 겪고 있는 비탄과 슬픔의 기미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
CALM 측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길 바라며 극단적 선택을 둘러싼 오명과 고정관념을 없애고 그것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17살에 생을 마감한 베스니(Bethany)의 아버지는 "(딸은) 코로나 봉쇄로 인해 친구를 만나거나 대학에 갈 수 없는 것에 대한 슬픔과 좌절감 외에는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39살에 남편 폴(Paul)을 잃은 에이미 넬슨(Amy Nelson)은 "폴은 행복한 결혼, 아름다운 딸, 완벽한 가정, 성공적인 사업의 휴가를 갈 수 있는 별장, 재정적 안정 등 사람들이 결코 스스로 목숨을 끊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할 완벽한 사람이었다"라고 밝혔다.
26살 형 란프란코(Lanfranco)를 잃은 지안카를로 지글리오네(Giancarlo Giglione) 역시 "형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에 대한 모든 고정관념에 어긋나는 사람이었다. 형은 최근 런던에서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너무 잘 숨겼기 때문에 아무도 그가 고통받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CALM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61%의 사람들이 그들이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것을 털어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CALM의 CEO 사이먼 거닝(Simon Gunning)은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은 다양한 형태를 띤다. 스스로 고군분투하는 이들은 목숨을 끊기 전 내면의 혼란을 숨기는 가면을 쓰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목표는 이 사실을 강조하고 사람들이 집단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당신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혹은 누군가 당신에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면, 상담 센터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전시회의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행복해 보이는데 너무 안타깝다", "대체 내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CALM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매주 125명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