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SBS '궁금한 이야기 Y'
국가를 믿고 자신이 모아온 골동품을 기부했다가 기초수급자가 된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3일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한 골동품을 기증하고서는 빈털터리가 된 81세 남기섬 할아버지의 사연에 대한 내용을 방송했다.
독일에 광부로 파견 나가 돈을 모은 남씨는 나치 독일에서 고위직을 지낸 간부의 집을 경매로 낙찰받았다.
만족스러운 생활을 보내던 남씨는 어느 날 집 지하실 소파와 양탄자 밑에서 1970년대 가치로 30억 원에 달하는 금괴와 현금을 발견하고 소유권을 인정받아 큰돈을 벌었다.
남씨는 이 돈으로 골동품에 투자해 얼마 안 가 유럽 골동품 시장에서 큰 손으로 통하는 부자가 됐지만 한국 청소년들이 서구 문화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골동품 400여 점, 우표 4천여 장을 지난 1993년 청주시의 한 박물관에 기증했다.
via SBS '궁금한 이야기 Y'
당시 한 단체에서는 남씨에게 좋은 집과 승용차, 매달 300만원 가량의 연금을 약속하기도 했으나 '골동품을 잘 보존해 후대에 남기겠다'는 청주 시장의 약속을 믿고 무상으로 전 재산을 쾌척했다.
하지만 20여년 흐른 뒤, 남씨가 기증한 골동품 36점과 우표 500여 장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앤티크 가구들은 보존을 소홀히 한 듯 훼손이 심각했다.
또한 당시 청주시장이 내 준 전시관 옆 매점 역시 다른 당에서 시장이 당선되면서 빼앗겼고, 남씨는 생활고에 시달려 81세의 나이에 교통정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남씨는 "볼 때마다 눈물만 나고... 한국에 이런 게 있다 이렇게 빛을 보여주려고 한 게요, 내가 괜히 들여왔어"라며 나라에 바친 전 재산이 천대받는 현실에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한편, 방송을 접한 누리꾼들은 "없어진 골동품의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 "정부가 할아버지의 생계를 보장해줘야 한다"며 안일한 대처를 한 지자체와 정부에 비판을 이어갔다.
via SBS '궁금한 이야기 Y'
정연성 기자 yeons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