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돌본 중증장애 딸 살해한 친모가 취재진 앞에서 울먹이며 한 말

1급 장애를 앓고 있던 30대 딸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60대 A씨가 25일 오후 인천지방법원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는 모습 / 뉴스1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30여년 간 돌보던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60대 여성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60대 여성 A씨의 영장심사는 전날(25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진행됐다.

이날 A씨는 경찰 승합차에서 내려 포승줄에 묶인 채 인천지법으로 들어갔다.

A씨는 범행 동기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너무 미안하다. 같이 살지 못해서"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1급 장애를 앓고 있던 30대 딸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60대 A씨가 25일 오후 인천지방법원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는 모습 / 뉴스1

A씨는 지난 23일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에서 뇌병변 1급 중증 장애인인 30대 딸 B씨에 수면제를 먹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아파트를 찾은 아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방 근무를 하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며 30년 가량 홀로 딸을 돌봐 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A씨는 최근 딸이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으면서 시설 위탁 등 재정적 부담이 커지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법원은 A씨의 영장심사를 진행한 뒤 "(피의자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진술한 점 등을 볼 때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