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있던 16세 친손녀 잔인하게 살해한 86세 치매 할아버지...변호인은 '무죄' 주장

할아버지에게 살해당한 도미자와 도모미 / デイリー新潮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한밤중 자고 있던 친손녀를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한 치매 할아버지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일본 매체 후쿠이TV는 한집에서 화목하게 지내던 친손녀를 살해한 치매 할아버지의 재판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피고는 일본 후쿠이현 후쿠이시에 사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88세 도미자와 스스무다.

그는 지난 2020년 9월 9일 오후 10시께 집에서 자던 손녀 도미자와 도모미의 목 등을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친손녀를 살해한 치매 할아버지 도미자와 스스무 / ANN News

당시 손녀의 나이는 겨우 16살이었던 데다 이들은 평소 함께 쇼핑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숨진 손녀는 친부모와 함께 지내다가 살해되기 얼마 전 할아버지 집으로 옮겨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도미자와는 범행을 저지른 후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손녀를 살해했다고 직접 고백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어린 손녀가 나를 심하게 질책했는데, 그 잔소리에 화가 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일본 후쿠이현 후쿠이시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감식하는 모습 / 후쿠이TV

동네 주민들은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늘 다정하게 대했다", "도모미는 밝고 명랑한 성격을 가졌다. 사건 당일에도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녀갔다"면서 범행 사실을 믿지 못했다.

첫 공판에서 도미자와의 변호인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선악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는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졌다"며 재판부에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에서는 치매를 앓고 있어 '심신상실'일 때에는 형사책임능력을 묻지 않고 있다.

반면 검찰 측은 "흉기를 골라 사람을 살해한 점, 범행 후 스스로 가족에게 연락한 점 등은 피고인이 자기 행동을 이해하는 행동이었다"며 심신모약(심신미약) 상태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