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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 개종을 거부해 사형선고를 받고 교도소에서 딸을 출산했던 수단 여성이 국제사회의 탄원 운동에 힘입어 석방됐다고 23일(현지시간) BBC 방송이 보도했다.
기독교도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임신 8개월 상태에서 교수형을 선고받았던 메리암 야히아 이브라힘(27)은 이날 수단 항소법원의 무죄 판결에 따라 풀려났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변호인은 이브라힘이 법원의 석방 조치로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재회했다고 말했다.
이슬람교도 가정에서 태어난 이브라힘은 기독교도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체포돼 20개월 된 아들과 함께 구금생활을 해 왔다.
이브라힘은 이교도와의 간통죄로 채찍 100대를 선고받은 데 이어 개종 거부로 사형까지 선고받았다.
그녀는 여성전용 교도소에서 사슬에 묶인 채 딸을 출산해 국제 사회의 비난이 수단 정부에 쏟아졌다.
수단 정부는 이에 앞서 탄원 여론이 고조되자 조기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수단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나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이슬람교도 여성과 비이슬람교도 남성의 결혼을 금지하고 있다.
이브라힘이 기독교도인 다니엘 와니라는 남성과 결혼한 것은 2012년이고, 이미 두 사람은 아들 하나를 두고 있었다. 또이브라힘은 사형 판결을 받았을 당시 만삭이었다.
법원은 이브라힘 뿐 아니라 어린 아들까지 함께 수감했다. 이브라힘은 지난달 27일 옥중에서 딸을 출산했다.
이브라힘 사건이 알려지자 국제 인권단체들은 ‘결혼의 자유’마저 박탈한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카르툼 법원 판결에 대해 “비인도적인 처사”라고 비판했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수단 정부에 무슬림의 개종을 금지한 법률을 고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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