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소득 높은 지역일수록 기대수명도 길다"


 

한 사람이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수명'은 소득이나 거주 지역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의 고소득자는 강원도 화천군에 사는 저소득자보다 기대수명이 15년이나 더 길었다.

 

서울대 의대 강영호 교수(의료관리학연구소장)가 2009~2014년 건강보험의 가입자·사망자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5분위)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83.70세로 소득 하위 20%(1분위) 집단의 77.59세보다 6.11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해당 기간 건강보험 보험료 자료 3억건과 사망자료 150만건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 지역은 출생지나 중간 거주지는 배제한 건강보험 기록상 현 거주지다.

 

1분위 소득자와 5분위 소득자 사이의 기대수명 격차는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특히 컸다.

 

남성 1분위 소득자의 기대수명은 73.58세로, 5분위 소득자의 81.10세보다 7.52년이나 짧았다. 반면 여성의 경우 1분위 소득자와 5분위 소득자의 기대수명이 각각 81.93세와 85.95세로 격차가 남성의 절반 이하 수준인 4.02년이었다.

 

소득 수준에 따른 기대수명의 격차가 크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소득 수준 차이가 기대수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격차를 광역 지자체별로 살펴보면, 울산보다 강원이 2배 이상 높았다.

 

1분위 소득자와 5분위 소득자 사이의 기대수명 격차는 울산이 4.01년으로 가장 낮은 가운데 서울 5.16년, 경기 5.23년, 인천 5.46년 등으로 낮은 편이었다.

 

반면 강원은 8.09년으로 가장 적은 울산보다 4.08년 더 격차가 컸으며 전남(7.93년), 제주(7.80년), 전북(7.62년), 충북(7.10년)도 격차가 큰 편에 속했다.

 

서울의 상황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격차가 가장 작은 서초구(3.3년)와 가장 큰 중구(8.3년) 사이에 2.5배나 차이가 났다.

 

강동구(3.6년), 강남구(3.8년), 도봉구(3.9년), 송파구(4.0년)는 격차가 적은 편이었지만 중구를 포함해 종로구(7.0년), 용산구(7.0년) 등 도심 지역은 격차가 컸다.

 

강 교수는 전국 252개 지역의 소득 수준에 따른 기대수명을 모두 조사했는데, 조사 대상 모든 지역에서 소득이 높을수록 기대수명이 길었다.

 

소득 1분위와 5분위 사이의 기대수명 격차는 광역시나 중소도시 지역보다는 농촌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군지역에서 더 컸다.

 

강원도 화천군(12.0년), 전남 고흥군(11.5년), 경기 가평군(10.9년)이 제일 큰 편인 반면 경기도 용인 수지구(1.8년), 경남 창원시 서산구(2.0년), 경기도 과천시(2.3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2.3년)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5분위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곳은 86.19세인 서울 서초구였으며, 반대로 1분위 기대수명이 가장 낮은 곳은 71.01세의 강원도 화천군이었다. 두 집단 사이의 기대수명 격차는 15.18년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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