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페이스북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친여 성향의 류근 시인이 "2번 찍은 후 윤석열 당선을 마치 자신의 승리인 양 오늘까지 행복해하는 분들, 이제 하루 하루 이게 누구의 나라이고 개돼지가 누구인지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 류 시인은 SNS를 통해 "그래봤자 삶의 자세에 별 변화는 없겠지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날 류 시인은 "내가 윤석열 따위 인간이 대통령 되었다고 슬퍼하는 게 아니다. 김건희 따위 인간이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되었다고 슬퍼하는 게 아니다. 한동훈 따위 인간이 득세한다고 슬퍼하는 게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살든 대통령이 될 수 있고, 무슨 짓을 하든 대통령 부인이 될 수 있고, 더 무엇을 하든 득세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슬퍼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근 페이스북
류 시인은 "식민지와 전쟁과 쿠데타와 광주 민간인 학살을 겪은 상처와 후유증이 아직 치유되지 않은 나라에서, 이제 그 위에 온갖 불의와 독선과 오만과 야만의 한 줌 적폐들이 다시 권력을 구가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라며 "역사의 퇴행을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라고 했다.
이어 "가치전도의 시대. 상식과 공정이라는 말이, 법과 원칙이라는 말이, 정의와 도덕이라는 말이 그 뜻을 잃었다"라며 "이것은 단순히 권력을 '나쁜 자'들이 차지했다는 것 이상의 부작용을 낳는다. 공동체의 의식과 양심이 오염되고 왜곡된다. 걷잡을 수 없는 가치의 붕괴로 치닫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양심을 지키고 법을 준수하고 정의롭고 도덕적으로 살라고 가르치기 어렵게 되었다. 할 수 있으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무엇이든 해도 된다를 어른들이 다 보여줬다. 권력만 있으면, 돈만 있으면 그 어떤 악행과 범죄도 보호받는다. 이게 우리 시대의 실상이다"라고 한탄했다.
류 시인은 "배설과 섹스는 가려진 곳에서 할 때 각각의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데 지금 저들은 배설과 섹스를 너무나 당연하고도 노골적으로 공개하고 과시하는 사람들 아닌가"라며 "무속적 신념이 아니고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부터 시작해서 민심을 아랑곳하지 않는 몇몇 장관 인선과 검찰 독재 의지의 가시화 등을 지켜보자면 절로 식은땀이 흐른다"라고 했다.
이어 "세금 내는 사람들을 이 지경으로 모독해도 되는 것인가. 그런데 아직 취임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분노했다.
끝으로 류 시인은 "슬프고 부끄럽다. 시인의 예언자적 본능이 불길하게 작동한다. 종말과 멸망을 자초한 소돔성의 주민처럼, 막막하게 먼 길을 바라본다. 미친 바람이 봄꽃들을 다 떨구고 지나간다"라고 씁쓸함을 전했다.
한편 류 시인은 전국 문학인 1110여 명이 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지지를 선언했을 때 함께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