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 동물원에서 폴란드로 피난 가는 동물들 / Zoo Poznan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러시아의 공습으로 인해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정들었던 삶의 터전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반려동물을 지키기 위해 녀석들과 함께 피난길에 나선 사람들의 모습도 공개되며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동물들을 지키기 위해 동물원 동물들을 먼저 피난 시키는 사육사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전쟁이 시작되자 동물들을 먼저 안전한 곳으로 피난 시킨 사육사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Zoo Poznan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있는 키이우 동물원 사육사들은 러시아군의 침공이 시작되자마자 주변 국가들의 동물원에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다.
바로 동물원들의 동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서였다.
사육사 나탈리아 포포바는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공격하기 시작하면 동물원 동물들이 폭탄에 맞아 죽거나 굶주림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키이우에서 가장 가까운 폴란드의 도시 포즈난에 있는 동물원에 연락을 취해 동물원의 동물들을 보호해달라고 간청했다.
Zoo Poznan
다행히 포즈난 동물원에서 긴 장거리 여행을 견딜 수 있는 몇몇 동물들의 보호를 받아주기로 결정했다.
나탈리아를 비롯한 사육사들은 연락을 받자마자 사자 6마리, 호랑이 4마리, 아프리카 들개, 원숭이들의 피난을 준비했다.
원숭이 한 마리는 정든 동물원과 사육사들을 떠나기 싫은 듯 슬픈 눈빛을 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사육사들은 동물들을 안전하게 케이지에 넣어 차에 실었다. 차에는 동물들이 먹을 사료와 각종 용품들도 가득 실렸다. 피난길 내내 러시아 군과 맞닥뜨리지 않도록 여러 번 경로를 변경해야 했다.
Zoo Poznan
8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이동 끝에 나탈리아와 동물들은 무사히 국경을 넘어 폴란드 포즈난 동물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동물들은 장시간의 이동에 지쳤지만 모두 건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탈리아는 현재 아직 동물원에 남아있는 다른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키이우 동물원으로 돌아갔다.
포즈난 동물원 이사인 에바 즈그라브진스카는 "나탈리아에게 전쟁을 피해 이 곳에 있을 것을 권했지만 그는 거절하고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