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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주우며 딸이 버리고 간 '손주' 돌보고 있는 '72세' 할아버지

딸이 두고 간 손자를 위해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 이야기가 소개됐다.

인사이트KBS1 '동행'


[인사이트] 정현태 기자 = 딸이 두고 간 손자를 돌보기 위해 수레 가득 폐지를 쌓아 올리는 일을 멈출 수 없는 할아버지 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1 '동행'에서는 손자 정호(9) 생각에 매일같이 눈물을 흘리는 황종대(72) 할아버지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할아버지는 추운 날씨에도 어김없이 폐지를 주우러 수레를 끌고 집을 나섰다. 정호를 위해서였다.


그의 둘째 딸은 막 100일을 넘긴 자신의 아들 정호를 집에 두고 떠난 후 소식을 끊었다.


인사이트KBS1 '동행'


할아버지는 정호가 어린이집 다니던 시절을 회상하며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에 엄마, 아빠가 데리러 오잖냐. 그런데 정호가 '왜 나는 아빠도 안 오고 엄마도 안 오냐' 그러더라. 그 말이 제일 슬펐다"라면서 진한 눈물을 흘렸다.


할아버지는 어린 정호가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봐 그에게 엄마에 대해 사실대로 얘기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당뇨에 고혈압, 고지혈증 등 앓고 있는 질환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여러 번 있었던 그는 정호가 걱정할까 봐 약도 꼭 밖에서만 먹었다.


그는 "정호 때문에라도 건강해야 한다. 내가 죽으면 정호를 돌봐줄 사람이 없잖냐"라며 "정호가 '할아버지, 오래 살아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이 찡하다"라고 전했다.


인사이트KBS1 '동행'


언제까지 폐지를 주울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할아버지는 생활비로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을 제외하고 정호 앞으로 꼬박꼬박 저금을 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정호 엄마가 할아버지 명의로 여러 대의 핸드폰을 발급받은 후 소액결제를 시도했고, 그 빚은 고스란히 할아버지 앞으로 남겨지게 됐다.


이 때문에 정호를 위해 저축해 오던 통장을 해약하며 할아버지는 또 한 번 눈물을 보였다.


그렇다고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정호의 자립을 대비한 새 통장을 다시 만든 할아버지는 전보다 더 열심히 폐지를 모았다.


끝으로 할아버지는 "정호에게는 모든 걸 다해주고 싶다. 그런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인사이트KBS1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