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프로야구 선수 '에딘손 볼케스'가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미처 모르고 경기에 임한 가운데 그를 위한 가족들과 지인들의 배려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CNN은 캔자스시티 로열스(Kansas City Royals)의 투수인 에딘손 볼케스(Edinson Volquez)가 뉴욕 메츠(New York Mets)를 상대로 데뷔 이래 첫 월드 시리즈 등판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경기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 에딘손의 아버지 대니얼 볼케스(Daniel Volquez, 63)는 심장 질환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에딘손의 기념비적인 첫 등판의 날 이 같은 비보를 먼저 접한 아내는 고심 끝에 남편이 '오늘만큼은 야구 인생의 최고의 순간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데이튼 무어(Dayton Moor) 단장에게 "에딘손의 투구가 끝날 때까지 절대로 그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한 것이다.
이에 로열스 감독인 네드 요스트(Ned Yost)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려 4차전 선발투수인 크리스 영(Chris Young)에게 에딘손 대신 1차전 선발을 맡아줄 수 있겠냐"고 전했다.
그러자 크리스는 오히려 에딘손 아내의 부탁을 들어주자고 설득했다. 한 달 전 자신 또한 아버지를 떠나보낸 기억에 에딘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한 까닭이다.
결국 무사히 경기장에 선 에딘손은 6이닝을 지키며 캔자스 시티에 1차전 승리를 안기는데 큰 공을 세웠으며 6회가 끝난 뒤에야 아내에게 이 사실을 듣고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아버지를 뵈러 떠났다.
한편, 경기를 중계했던 FOX 방송사 역시 구단의 요청에 에디손에 대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다가 8회에 해당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