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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돼지 심장 이식받아 살아난 남성, 알고 보니 '흉악범'이었다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중범죄를 저질러 10년형을 선고 받은 흉악범이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인사이트수술을 진행한 담당 의사와 회복 중인 데이비드 베넷 / University of Maryland Medical Center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미국에서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세계 최초로 이식받은 환자가 '흉악범'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자는 그의 범죄로 장애인이 됐고, 15년 전 숨진 사실까지 드러났다.


흉악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의료 기술로 두 번째 삶의 기회를 주는 게 옳으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WP)'는 메릴랜드대 의대에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데이비드 베넷(57)이 34년 전 흉악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돼지 심장 인체에 첫 이식 수술하는 미 메릴랜드대 의료진 / University of Maryland Medical Center


데이비드 베넷은 1988년 22살인 에드워드 슈메이커를 흉기로 7차례 찔러 전신 마비에 빠뜨렸다.


자신의 부인이 슈마커의 무릎에 앉아 놀아난 것이 문제가 됐다.


베넷은 범행 뒤 차를 타고 탈주극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슈마커는 사건 직후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인사이트UNIVERSITY OF MARYLAND SCHOOL OF


슈마커 가족은 베넷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340만 달러 배상 판결을 끌어내기도 했다.


베넷은 6년을 복역한 뒤 1994년 조기 석방됐으나, 슈마커 가족에게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베넷이 석방된 지 10년 뒤 슈마커는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2년 뒤 41번째 생일을 일주일 앞두고 숨졌다.


하지만 베넷은 출소 후 기술자로 살아오며 5명의 손자 손녀도 얻었다. 그때 그 사건에 대해서는 가족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인사이트University of Maryland Medical Center


그러다 지난해 10월 심부전증을 앓게 돼 메릴랜드대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제안받았고, 지난 7일 성공적으로 이식 받고 회복 중이다.


슈마커의 여동생 다우니는 돼지 심장 이식 수술 보도에서 베넷의 이름, 얼굴을 다시 보게 돼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녀는 "베넷은 출소 후 좋은 삶을 살았다. 이제 새로운 심장으로 두 번째 기회를 얻었는데, 그걸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의료진은 베넷의 과거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범법자는 사법체계에 따라 벌을 받을 뿐 환자로서 의료서비스를 받는데 제약을 받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