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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수학 1등급 받는 학생 6분의 1토막 났다"...첫 통합 수능 여파

올해 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면서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문과 학생이 지난해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스1] 권형진 기자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처음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면서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문과 학생이 지난해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수학 1등급 중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10.5%에 불과해 문이과 학생 간 격차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종로학원이 고3 재학생과 졸업생 1만2000여명의 수능 가채점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에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은 10.5%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등급 중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이 86.0%를 차지했고, '기하' 선택자는 3.5%로 추정됐다.


확률과통계는 주로 문과생, 미적분과 기하는 이과생이 선택하는 과목이다. 수학 1등급의 89.5%가 이과생인 반면 문과생은 10.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수학을 더 잘하고 학습량도 많은 이과생이 더 많이 1등급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문과생과 이과생이 따로 시험을 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문과생이 훨씬 더 불리해졌다. 지난해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에서 문과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 나형의 1등급은 1만3894명이었다. 올해 수학에서 1등급을 받는 문과생(확률과선택)은 2399명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1등급을 받은 문과생 수가 지난해의 약 6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이에 비해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이과생은 지난해(7066명)의 2.8배인 1만9882명으로 추정된다. 이과생은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을 합한 것이다. 1등급을 받은 문과 학생 수는 올해 수능 접수자와 수능 당일 교육부가 공개한 1교시 결시율 10.8%를 토대로 추정했다.


2~3등급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학에서 2등급을 받는 문과생은 지난해 3만856명에서 올해 8923명으로 약 71%(2만1933명)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3등급은 6만4102명에서 3만1359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거꾸로 수학에서 2등급을 받는 이과생은 지난해 1만9972명에서 올해 4만4963명으로 1.3배 늘어날 전망이다. 3등급을 받은 이과생 역시 지난해 3만2363명에서 올해 7만909명으로 1.2배 증가할 것으로 종로학원은 예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바뀐 수능체제에서는 공통과목의 배점이 74점을 차지하고 선택과목 배점은 26점"이라며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이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보다 공통과목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격차가 벌어진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능은 통합형 수능으로 변하면서 국어, 수학에서 '공통과목+선택과목' 체제로 바뀌었다. 같은 선택과목에 응시한 수험생이 공통과목에서 받은 점수를 바탕으로 선택과목 점수를 보정해 점수를 산출한다. 공통과목 점수가 전체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종로학원이 표본분석한 수학영역 정답률을 보면 문·이과 학생 간 격차가 확연하다. 보통 변별력 확보에 사용되는 공통과목 주관식 마지막 3문항(20~22번)의 정답률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은 정답률이 각각 8.3%(20번) 27.8%(21번) 8.3%(22번)에 그쳤다. 미적분 선택자의 정답률은 각각 39.5%, 64.2%, 32.1%로 월등히 높다.


국어에서도 선택과목 간 격차가 여전했다. 국어 1등급의 68.1%는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수험생은 31.9%에 그쳤다. 2등급도 53.6%가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일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임 대표는 "수학은 공통과목이 어렵게 출제되고 선택과목 중에서도 확률과통계, 기하는 어렵게 출제된 반면 미적분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최종 채점 결과에서는 확률과통계, 미적분 선택자 간 격차가 조금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과생이라도 정시모집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임 대표는 조언했다. 수시모집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등급을 활용하지만 정시모집은 기본적으로 문과생은 문과생끼리 경쟁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합격선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같은 문과 1등급 안에서도 격차가 발생하면서 도전 기회가 더 많이 생길 수도 있다.


다만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이과생이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하는 것은 정시모집에서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에 비해 정시모집에서는 상대적으로 학과나 전공보다는 대학 간판을 보고 지원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임 대표는 "거꾸로 문과에서 이과로 교차지원하는 학생은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며 "최종 채점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문과든 이과든 수학영역에 가중치를 많이 주는 대학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