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태움' 시달리다 극단 선택한 20대 간호사, 식사비 10만원 중 4200원 썼다

인사이트YouTube 'MBCNEWS'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병원에서 이른바 '태움'(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간호사가 생전 동료들에 보낸 SNS 메시지가 공개됐다.


지난 23일 MBC는 숨진 20대 간호사 A씨가 동료 등에게 보낸 SNS 메시지를 공개했다.


A씨가 보낸 메시지에는 "어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귀 한쪽이 안 들리더라", "의사 선생님이랑 상담했는데 우울 지수가 높아서 팀장에게 말했대"라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이 메시지를 보낸 지 약 한 달 뒤인 지난 16일 병원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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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동료에게 "진짜 오랜만에 밥 먹어봤다"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씨의 지난 7월 급여명세서에는 한 달에 10만 원씩 지급되는 식사비 중 고작 4200원을 쓴 내역이 남아 있었다.


또 A씨는 20명이 넘는 환자를 혼자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간호사 B씨는 "전체 환자 수가 전 병상이 찬다고 하면 44명이다. 혼자서 44명 처치를 다 해야 하니까, 너무 뛰어다녀서 발목이 좀 이상해졌다고 했다"고 전했다.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를 괴롭히는 '태움' 문화에도 시달렸다. A씨는 동료에게 "선배 간호사에게 엄청 혼나 울면서 나왔다. 일하지 말고 나가라고 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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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참다못해 병원을 그만두기로 했다. 하지만 팀장은 근로계약서를 내세워 거부했다.


해당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자는 사용자의 계약해지 등이 없는 한 계약체결일로부터 최소 1년 근무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돼 있었다. 또 '근로자가 사직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최소 2개월 전에 사직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병원 측은 "A씨가 팀장과 상의했을 뿐 사직서를 내진 않았고, 실제 퇴직을 원한 경우 모두 받아줬다"며 "진상 규명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병원 내에 괴롭힘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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