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KBS ‘문창극 망언’, SBS가 먼저 취재하고 특종 놓쳐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망언을 먼저 보도한 KBS 뉴스9. ⓒKBS 뉴스9 캡처

"아끼다가 X 됐다!" 

언론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아끼다가 X됐다"는 표현이다. 특종을 먼저 취재하고도 이런 저런 핑계로 보도를 미루다가 타사에서 특종을 가로채는 경우를 자조하는 말이다.

언론사에서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역사 의식 망언에 대한 KBS의 특종 보도에서도 벌어졌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KBS ‘뉴스9’이 보도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망언 관련 뉴스가 SBS 기자들이 먼저 취재해 뉴스를 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SBS 기자들은 보도국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외부에 전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에 따르면 SBS는 문창극 총리 내정자 망언 관련 취재를 먼저 마쳤지만 보도국에서 추가 취재를 요구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추가 취재 이후에도 보도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KBS보다 늦게 방송됐다고 밝혔다.

KBS는 앞서 지난 11일 ‘뉴스9’을 통해 문창극 내정자의 ‘일본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남북분단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부적절한 과거 발언을 영상과 함께 단독 보도했다.

성회용 SBS 보도국장은 이날 오전 편집회의에서 “젊은 기자들이 중요한 기사를 제 때 보도하지 못한데 대해 분노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사과한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오보, 이어진 정부 비판 보도의 실종으로 기존 언론들은 시청자의 눈과 마음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어떤 경로로 건전한 취재와 정당한 논의 과정을 틀어막았는지 사측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사가 방송되지 못한 것이 외압인지 자기 검열인지 그 이유를 반드시 밝혀낼 것이며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제시할 것을 사측에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오는 16일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정치부장이 참석하는 보도편성워원회를 열고 보도국의 해명을 들을 예정이다. SBS기자협회도 이날 저녁에 총회를 열 예정이다.

인사이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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