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미 / VOGUE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줄곧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만 선점해 협업해온 삼성전자가 지난달 국내 한 패션 브랜드에 손을 내밀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부 젊은 직원들이 "삼성 휴대폰 사용자 연령대를 낮추려면 반드시 이 브랜드와 협업해야 한다"고 콕 집어 의견을 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스마트한 '영 제너레이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주인공은 국내외 2030세대가 열광하는 남성복 브랜드 '우영미'다.
우영미는 국내보다 패션의 본 고장인 파리서 더 큰 명성을 떨친 브랜드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에는 프랑스 명품백화점 '르 봉 마르셰' 남성관에서 아미, 발렌시아가 등 글로벌 브랜드를 꺾고 연 매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영미 파리 매장 내부 / 솔리드옴므
'59년생' 디자이너 우영미는 끈질긴 집념으로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기에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나이에 프랑스 파리로 향한 당시, 그의 나이는 43세였다.
국내 디자이너가 해외시장 개척에 당당히 성공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우영미가 처음 파리로 떠나겠단 사실을 알렸을 때 그녀를 말리는 이도 적지 않았다.
불어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채로 파리에 도착한 그녀는 옷을 만들 공간도 녹록지 않아 호텔방 한편에서 재봉틀을 놓고 작업했다.
처음엔 매일같이 거절하던 현지 편집숍 매니저들은 3년쯤 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그녀의 성실함과 상품성을 인정하고 옷을 받아주기 시작했다.
우영미 홈페이지
브랜드 우영미가 하이패션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한국에서 새로운 트렌드 반열로 올라서기까지는 이렇게 20여 년의 세월이 걸렸다.
현대적인 디자인 및 견고한 재단 등 그녀가 20년간 꾸준히 지켜온 브랜드 정체성은 지난 2002년 파리 패션위크에 진출하면서부터 주목받았다.
지난 2006년 프랑스 봉 마르셰 백화점에 입점한 '우영미'는 머지않아 같은 해 파리 마레 지역에 단독 매장을 내는 쾌거를 일궜다.
그리고 지난해 우영미는 글로벌 패션의 선두주자 프랑스 파리의 봉마르셰 백화점 남성관에서 아미, 발렌시아가는 물론 아크네와 오프화이트까지 제치고 매출 1위에 등극하며 마침내 세계적인 명성을 인정받았다.
롯데백화점 본점 '우영미' 매장 / Instagram 'wym_lottemain'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우영미 대표는 지난달 26일 한경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여성복 라인을 강화하고 싶다. 토털 패션하우스로서 외연을 갖추고 싶고, 장기적으로는 '우영미'와 '솔리드 옴므'를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로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패션 업계에서 명품은 유럽만의 리그였다. 우영미가 그 자리를 오랜 히스토리와 탄탄한 브랜드 가치로 채울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과 꿈에 대해 밝혔다.
한편 우영미 대표는 1988년 한국 여성 패션디자이너 최초로 남성복 브랜드 '솔리드 옴므(SOLID HOMME)'를 론칭했으며, 지난 2002년부터는 '우영미(WOOYOUNGMI)라는 이름으로 파리 패션위크에 진출해 현재까지 쇼에 참가 중이다.
우영미는 현재 전 세계 16개국 45여 개에 달하는 매장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