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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착취' 당하는 친구들 3000명 구하고 암살 당한 12살 '소년 영웅'

수많은 아이들을 강제 노역에서 벗어나게 해 파키스탄의 소년 영웅이라 불리는 이크발 마시흐의 사연을 소개한다.

인사이트World's Children's Prize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오래 전부터 노동자에게 줄 임금을 아끼기 위해 어린 아이들을 착취하는 기업들이 논란이 돼왔다.


세계가 아동의 권리를 위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다.


지난 2월에는 인권단체 '국제권리변호사들(IRA)'이 유명 초콜릿 회사 7곳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기업이 코코아를 공급하는 농장에서 수천 명의 아이들이 불법 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방조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외에도 아프리카의 코발트 광산에서도 아동 노동력 착취가 이뤄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인사이트Child's Labor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


이런 가운데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강제 노역을 당하는 3,000명의 아이들을 구한 12살 소년 영웅의 이야기가 재조명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파키스탄 빈민촌 출신 소년 이크발 마시흐(Iqbal Masih).


이크발은 1983년 파키스탄 펀 자브 무리드케(Muridke)의 가난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소년의 부모는 카펫 직조 사업을 하는 지역 고용주 후세인 칸(Hussain Khan)으로부터 돈을 빌렸는데, 그 대가로 이크발은 4살 때부터 부모의 빚 600루피(당시 한화 약 15,000원)을 갚기 위해 일을 해야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Harvard School of Public Health


이크발은 날이 밝기 전 일어나 어두운 시골길을 따라 공장으로 향했고, 어린 몸으로 카펫 공장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고된 노동을 했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노예처럼 일한 이크발의 일당은 고작 1루피(당시 한화 약 24원)였다.


고용주는 아이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카펫 베틀에 쇠사슬로 단단히 묶어놓는가 하면, 아이들을 굶게 하고 구타를 하는 등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다.


10살이 된 이크발은 자신이 아무리 일을 해도 빚을 갚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카펫 중 하나를 찢고 도망쳤다.


하지만 탈출은 실패했다. 이크발은 뇌물을 받은 경찰에 붙들려 결국 지옥같은 공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인사이트World's Children's Prize


이때 이크발은 우연히 '우리 어린이들에게는 어린이로서 살 권리가 있다'라는 글귀가 적힌 노예노동해방전선(BLLF)의 전단을 보게 됐다.


파키스탄 대법원에 의해 어린이들의 노동이 불법으로 선언됐다는 사실을 알게된 이크발은 다시 한 번 탈출을 감행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이크발은 자신만 탈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과 같은 환경에서 착취 당하고 있는 친구들을 구하고 싶었다.


그렇게 이크발은 전에 봤던 전단 속 BLLF를 찾아갔고 4년 과정 교육을 2년만에 빠르게 마친 뒤 최연소 노동운동가가 되어 어린이 강제 노동의 참상을 알렸다.


인사이트ChildLabour


그리고 BLLF의 도움으로 이크발은 유엔의 지원을 받아 세계에 아동 노동의 현실을 알릴 수 있게 됐고 전 세계의 다양한 NGO와 협력했다.


그렇게 이크발은 1994년 리복국제인권재단으로부터 '행동하는 청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이크발은 파키스탄의 많은 공장을 폐쇄시켜 아동의 노동 착취가 이뤄지지 않도록 했다.


결국 이크발은 약 3,000명의 아이들을 끔찍한 공장에서 탈출 시킬 수 있었다.


인사이트history of yesterday


하지만 나쁜 어른들이 이런 이크발의 모습을 보고만 있을리 없었다.


1995년 4월 16일, 이크발은 친구들과 함께 마을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 엽총에 맞아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이크발의 나이는 겨우 12살이었다.


소년의 가족들 그리고 파키스탄 사람들은 이크발이 파키스탄 카펫 산업과 관련된 누군가로부터 살해당한 것으로 추측했다.


사후 이크발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어린이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 어린이 상'을 수상했다.


"어린이는 도구를 들고 일하는 대신 연필을 들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비록 어린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생전 이크발이 전한 말은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