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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명' 살인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스카프 벗기니 96세 백발 할머니였다

1만 1천여 명의 살인에 가담한 96세 고령의 나치 전범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인사이트이름가르트 푸르히너 / Twitter 'ajplus'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무려 1만 1천여 명의 살인에 가담한 96세 고령의 나치 전범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은 독일 사법당국이 나치 전범 가르트 푸르히너를 약 1만 건이 넘는 살인을 조력한 혐의로 법정에 세웠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지난달 재판 직전 도주를 시도했다가 붙잡힌 지 3주 만에 과거사 청산의 심판대에 섰다.


그는 18살이던 1943년 6월부터 약 2년 동안 폴란드 그단스키 인근에 세워진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파울 베르너 호페 사령관의 비서 겸 타자수로 일했다. 당시 잔혹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범행 당시 나이를 고려해 소년법원에서 재판받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he Guardian


피고인은 스카프와 선글라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휠체어를 탄 채로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이체호의 법원에 등장했다. 얼굴을 가리려 했으나 판사 요청으로 모두 벗어 모습을 드러냈다. 백발이 성성한 모습이었다.


피고인은 재판 도중 이름과 주소, 과부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입을 열었을 뿐 다른 질문에는 답하기 꺼렸다고 전해졌다.


그는 얼굴을 비비거나 왼쪽 손목에 부착된 전자팔찌를 움켜쥐고 법정 안을 살펴보기도 했다. 피고인이 일했던 슈투트호프 수용소는 6만 명이 넘는 유대인과 폴란드인 등을 살해한 제노사이드(종족 집단학살)의 현장이다.


나치는 총살, 굶기기, 한겨울에 벌거벗겨 밖에 방치하기, 심장에 직접 유독물질 주입하기, 독가스실에 감금하기와 같은 갖은 잔혹한 수단을 학살에 동원했다.


인사이트Twitter 'TRTWorldNow'


이곳에선 나치 친위대(SS)가 수감자들의 키를 재는 척 나란히 세워두고 총을 쏘는 방법으로 2시간마다 30명씩 학살했다.


또 유독가스 방에 갇힌 수감자들은 머리카락을 뜯어내며 극심한 고통 속에 숨졌다.


푸르히너는 1954년부터 1982년까지 전 상사인 호프페 등 나치 친위대의 지도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그때마다 "살인 사건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고 수감자들과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푸르히너의 재판은 의료진 판단에 따라 하루 약 2시간으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몇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