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대문까지 열어놨는데"...쓰러져 도와달란 80대 노인의 '구조 요청'을 장난전화 취급한 119 (영상)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혼자 사는 80대 노인이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구조요청을 했으나 119가 이를 무시하고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지난해 팔순을 맞이한 A씨는 고혈압 약을 복용하긴 했으나 여행을 좋아하고 3일에 한 번씩 4시간 정도 공공근로를 나갈 정도로 건강했다. 


하지만 지난 6일 밤 A씨는 평소처럼 일을 갔다 왔다가 집안에서 쓰러졌다.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힘겹게 119에 신고를 하고 기어나가 주택 대문과 현관문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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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그러나 119는 다음 날 아침까지 오지 않았다. A씨는 신고 이후 7시간 동안 안방에 쓰러진 채 홀로 방치됐다. 병원에 옮겨진 건 아침에 자녀와 통화가 된 이후였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결국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신체 왼쪽의 신경이 모두 마비가 됐다. 


이에 말이 어눌해진 것은 물론 누구의 도움 없이는 식사도 못하고 스스로 휠체어에도 앉을 수 없다. 


신고 당시 녹취를 살펴본 결과, A씨가 한 신고는 받자마자 끊겨 '무응답' 처리됐다. 10초 뒤 두 번째 신고가 있었고 33초간 통화했었는데 "발음이 부정확해 청취에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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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녹취록에는 어눌하지만 주소를 2번씩 말하는 A씨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A씨는 "아이 죽겠다. 잠깐만 오실래요?"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A씨의 딸은 "119가 만약에 그때 그 시간, 정상적으로 출동만 했더라면 저희 아빠가 이 상황은 안 됐다. 의사도 한 얘기다. 너무 늦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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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상황실 매뉴얼에는 언어가 불분명한 노인 등이 신고할 때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접수된 신고는 출동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지침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119 관계자는 "매뉴얼 미준수까지는 확인되고. 그 당시에 왜 그랬는지 당사자도 과오를 인정하는 상황이다"라며 해당 직원에 대한 감사 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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