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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범 잘못 지목해 죄 없는 남자 47년 동안 교도소에 갇히게 만든 여성

약 50년 전 백인 여성을 납치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복역 중이던 남성이 무죄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인사이트타이론 클라크 / GBH News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용의자 얼굴을 헷갈리는 바람에 47년 동안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지난 1973년 백인 여성을 납치하고 강간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기소된 타이론 클라크(Tyrone Clark, 66)가 무죄 선고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클라크는 47년째 미국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클라크는 자신의 결백을 줄곧 주장했지만 피해 여성의 증언이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되면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인사이트타이론 클라크가 수감된 노스 센트럴 코렉셔널 인스티투테 교도소 / North Central Correctional Institution


하지만 최근 피해 여성이 현지 검사에게 다른 진술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현재 나이 71세인 여성은 "사건 당시 가해자에 대한 식별이 어려웠다. 나는 흑인의 얼굴을 구별해 본 경험이 전혀 없었다"며 "내가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고백했다.


여성은 또한 "사건이 발생한 날 나는 가해자를 바라보지 않으려 애썼다. 당시 법원이 공정한 재판을 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현재는 형사 사법 제도의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클라크)도 나와 같은 피해자가 될까 봐 두렵다"면서 새로운 재판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여성이 클라크에 대한 재심을 지지하는 신청서를 내면서 클라크의 결백 주장은 힘을 얻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클라크의 변호인 측은 보스턴 공영방송인 WGBH와 한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사건과 관련해 보낸 편지 및 추가 세부사항을 검토한 결과, 당시 사건을 조사한 주정부가 클라크의 유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주요 증거를 부주의하게 훼손했음을 확인했다"면서 "클라크에 대한 종신형 선고는 인종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클라크는 백인으로만 구성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1973년은 인종차별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유죄 판결을 추적하는 한 현지 단체는 "여러 증인이 (범인으로) 잘못된 사람을 지목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며 "강간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 중 3분의 2는 주로 잘못된 목격자 신원 확인 때문이다. 이중 절반은 백인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흑인 남성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클라크는 "피해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에 매우 감사하며, (당시 나를 범인으로 지목했던) 그녀의 상황에 대해 공감할 수 있다"면서 "나는 그때 피해자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슬퍼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지금이라도 나서준 것에 기쁨을 느낀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세월이 걸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버지니아주 지방 법원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판사가 그의 강간 유죄 판결 취소에 동의하는 순간 클라크의 석방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