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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시간 동안 폭우 속에서 실종 치매 할머니 지킨 백구, '119 명예구조견' 됐다

실종 할머니 곁을 지킨 백구가 전국 1호로 명예119구조견이 됐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최현구 기자 = 충남에서 대한민국 첫 ‘명예119구조견’이 탄생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6일 홍성소방서에서 반려견 ‘백구(견령 4세)’의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 임명식에 참석해 축하했다.


이날 행사에는 충남도의회 안전건설소방위원회 이계양 위원장, 이종화‧조승만 도의원(홍성), 이만형 홍성경찰서장, 홍성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 김문석‧장재복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명 경위 소개, 임명장 및 계급장 수여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견주인 심금순(여, 65세)씨를 비롯해 홍성군 서부면 어사리 이상배 이장, 홍성군유기동물협회 복진수 소장 등도 참석해 축하해 주었다.


백구가 우리나라 첫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된 것은 치매환자인 90세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졌을 때 곁을 떠나지 않고 하루가 넘도록 생명을 구하고 구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홍성군 서부면에서 오후 11시를 마지막으로 어머니인 김 씨(93세)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인근 농장의 CCTV로 마을 밖으로 벗어나는 김 씨의 모습을 확인하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지만 이틀째 미궁에 빠졌다.


26일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도 소방본부는 홍성소방서와 서부면 남녀 의용소방대 대원들을 현장에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합동수색을 시작한 지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경찰의 열화상 탐지용 드론 화면에 작은 생체 신호가 포착됐다.


벼가 무성히 자란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져있던 김 씨 대신 곁을 지키던 백구의 높은 체온이 확인된 것이다.


발견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하던 김 할머니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양 지사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백구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 모두를 감동케 했다”며 “백구가 보여준 것은 주인에 대한 충심이고 사랑을 넘어서 인간의 효(孝)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이곳 역재방죽공원은 화재로부터 주인을 구하고 숨진 의견설화가 깃든 뜻깊은 장소”라며 “우리 고장 홍성이 또 한 마리의 의견을 품게 되어 매우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견주 심금순 씨는 “유기견이었던 백구가 3년 전 큰 개에게 물렸을 때 도움을 줬고 그때부터 인연을 맺었다”며 “유독 어머니를 잘 따랐던 백구가 은혜를 갚은 것 같아 고맙고 가족처럼 더 잘해줘야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소방청은 지난해 4월 ‘명예소방관 및 소방홍보대사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바 있다.


백구는 사람과 동물 등을 명예소방관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의해 탄생한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