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내발산동 일가족 시신' 남편 유언장 "아내가 경제관념이 없어"

 

일가족이 발이 묶인채 시신으로 발견돼 충격을 줬던 내발산동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지난 7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자택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일가족 가장 이모(58)씨의 유언장을 그의 처조카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씨는 그의 아내 김모(49)씨와 특목고에 다니고 있는 딸 이모(16)양과 함께 지난 7일 발이 묶인채 자택에서 발견됐다. 딸의 입에서는 헝겊 뭉치가 발견됐고 이씨는 손발이 묶인채 얼굴에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어 충격을 줬다. 

 

경찰이 공개한 A4용지 6장 분량의 유언장에 따르면 이씨는 아내 김모(49)씨에 돈관리 방식에 대해 큰 불만과 원망을 품고 있었다. 

 

이씨는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아내가 제대로 얘기하지 않았다"며 "금전적 어려움이 발생했지만 아내가 자신에게 이를 솔직히 털어놓지 않았고, 이 때문에 결국 막대한 빚을 지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아내 김씨는 암 투병 중으로, 거동도 못할 만큼 상태가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씨의 유언장엔 아내의 암 투병에 관한 내용은 적혀있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다.

 

또 아내와 딸이 발견된 안방 벽에는 A4 용지 한 장이 붙어 있었으며 "삶이 고단해 먼저 간다. 부검을 원치 않는다. 언론에 알려지지 않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의 유서에 아내에 대한 비난이 많고 이씨와 아내·딸의 사망시간이 달리 추정되는 점에 비춰 이씨가 아내와 딸을 먼저 죽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사건의 정확한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 인물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씨 가족의 시신을 보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