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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인터넷이 끊겨요 너무 무서워요"...아프간 카불에서 전해진 21세기 '안네의 일기'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소녀가 보내온 안타까운 사연이 담긴 일기가 공개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너무 무서워요.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해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한 소녀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전해졌다.


20일 중앙일보는 카불에 사는 한 소녀가 보내온 메시지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사는 10대 여학생 A양은 SNS 메신저를 통해 자신의 일기를 전해왔다.


인사이트수도 카불 상황 / BBC News


A양은 탈레반이 통신을 끊을 것이라는 말에 두려움을 느끼며 일기를 썼다.


평소 한류에 관심이 많았던 A양은 19일 오전 1시(현지 시간)쯤 서툰 한국어로 짤막한 일기를 보내왔다고.


절박함이 담긴 일기는 마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탄압을 기록한 '안네의 일기'를 연상시킨다.


A양은 "너무 무섭다. 탈레반이 길에 많아서 길에서 나가지도 못하며 전기도 없어서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다. 신용카드도 없어서 친척에게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탈레반이 카불 공항에서 8명을 죽였고, 칸다하르에서 4명을 죽였다고 한다. 이제는 더 무섭다"라고 호소했다.


인사이트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고 카불 공항에 몰려든 사람들 / Twitter 'ddofinternet'


소녀는 카불 주민들 사이에서 탈레반이 통신을 사용하지 못하게끔 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있다고 중앙일보에 전해왔다.


그는 "100% 확실한 건 아니지만 주민 사이에서 그런 말이 나오고 있다. 내 답장이 없으면 궁금해할까 봐 그 이유를 미리 알려주려고 먼저 연락했다"라고 덧붙였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매체와의 첫 대화 때만 해도 A양은 "카불은 지금까지는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해왔다는 것.


하지만 탈레반이 민간인들을 공격하면서 소녀의 불안함과 공포가 더욱 커진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또한 A양은 "탈레반이 아프간 여자들과 결혼한다고 한다. 남편이 있든 말든 상관없이 12~45세 여성이 그 대상이라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A양과 가족은 필사의 탈출은 결심한 상태지만 카불이 점령된 뒤에는 줄곧 집에만 있다고 밝혔다. 섣불리 움직이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A양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휴대전화로는 못 한다. 이해해달라. 이름도 정확히 알려주고 싶지만, 너무 무서워 그럴 수 없다"라면서 마지막 일기를 보내왔다.


매체는 "꼭 다시 만나자"라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누리꾼들은 "정말 안타까운데 어떻게 도와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너무 슬프다", "어린아이가 얼마나 두려울까", "제발 살아있었으면..."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