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한 여고생이 당근마켓 앱에서 '다 쓴 기프티콘'을 구하는 남학생을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지난 8일 여고생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을 통해 해당 사연을 전했다. 전날 우연히 당근마켓 앱을 둘러보던 그는 "다 쓴 기프티콘이라도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발견했다.
글의 내용은 "엄마 아빠한테 친구 없는 것 들키기 싫어요..."라며 "다 쓴 거라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짧은 부탁이었다.
생일날 이미 사용 완료한 기프티콘을 구한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긴 A씨는 채팅을 통해 정중하게 이유를 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사용한 기프티콘을 구하던 B씨는 예상치 못한 이유를 답했다. 이날 생일이었던 B씨는 "엄마는 제가 친구가 많은 줄 아는데 솔직히 친구가 없다"며 "엄마 아빠 실망시켜드리기 싫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B씨에 따르면 올해로 열네 살 생일을 맞은 그는 "코로나로 인해 생일 파티는 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그래도 (친구들에게) 선물은 받기로 했다"며 부모님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그에겐 선물을 받을 친구가 없었던 것이다. 사정을 들은 A씨는 B씨에게 특별한 기억을 심어줘서 좋은 생일을 보낼 수 있게 해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곧바로 생일 선물 준비에 돌입한 A씨는 나름 또래 친구처럼 보일 수 있도록 아기자기한 글씨에 그림을 그려 넣는 둥 정성을 다해 손편지도 준비했다.
그리고 빵집에 들러 작은 케이크와 예쁜 숫자 초도 구입했다. B씨가 여학생일 거라고 착각한 A씨는 쑥스럽지만 꽃 한 송이도 준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사실 학생 신분인 A씨도 택시비, 케이크 값, 꽃 한 송이를 모두 준비할 만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했다. 혹여나 선물이 사소해 B씨가 실망할 까봐 문득 걱정이 들었다.
우려와 달리 선물을 받은 B씨는 순간의 걱정이 싹 사라질 만큼 기뻐했다. 사촌동생과 함께 나온 B씨는 뒤돌자마자 동생에게 "엄마한테 자랑해야지!"라고 소리치며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후 채팅을 통해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A씨는 "어린 친구지만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안다는 것이 존경스럽고 그에 대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기뻐했다.
A씨는 글을 통해 "고3이다 보니 크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그 친구가 생각하기에 기억에 남는 생일이 됐으면 한다"며 "어린 시절의 예쁜 추억으로 남아 잘 자라나길. 행복했으면 좋겠어 당근 친구~!"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훈훈한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글쓴이도 어린 나이지만 생각이 깊고 마음이 너무 따뜻하네요", "선물 받은 아이도 글쓴이처럼 감사하고 베푸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한다" 등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한 누리꾼은 "인생 의미 없게 사는 직장인인데 이 글 보고 눈물 찔끔했다"며 "실례가 안된다면 나도 글쓴이에게 선물 하나 해주고 싶다"라고 선행을 나누기도 했다.
자신보다 어린 학생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고 싶었던 여고생의 선심 덕분에 이날 하루는 모두에게 따뜻한 하루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