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56.8% 투표율이 ‘세월호 심판론’ 잠재웠다..광역단체장 與 8곳 野 9곳 승리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 ⓒ연합뉴스

광역단체장 與 8곳 野 9곳 승리…절묘한 분할
與 경기·인천·부산 승리 vs 野 서울과 충청권 4곳 전승
野 '세월호 심판론', 與 '박근혜 구하기' 못눌러 해석도
기초단체장 與 124곳, 野 72곳 1위…교육감 진보 압승

6·4 지방선거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경기·인천·부산을 포함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과 충청권을 비롯해 9곳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시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잡계에 따르면 5일 오전 5시 현재 새누리당은 ▲ 부산 서병수(득표율 50.9%) ▲ 대구 권영진(56.2%) ▲ 인천 유정복(50.4%) ▲ 울산 김기현(65.6%) ▲ 경기 남경필(51/2%) ▲ 경북 김관용(78.3%) ▲ 경남 홍준표(60.2%) ▲ 제주 원희룡(60.6%) 후보가 각각 야당 후보를 누르고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새정치연합은 ▲ 서울 박원순(56.3%) ▲ 광주 윤장현(58.1%) ▲ 대전 권선택(49.8%) ▲ 세종 이춘희(57.8%) ▲ 강원 최문순(49.2%) ▲ 충북 이시종(49.6%) ▲ 충남 안희정(51.4%) ▲ 전북 송하진(69.4%) ▲ 전남 이낙연(77.99%) 후보가 여당 후보에 승리했다.

현재 새누리당이 9곳, 새정치연합이 8곳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여야 광역단체장 숫자가 정확히 기존의 '9대 8'에서 '8대 9'로 역전된 것이다.

수치상으로는 새누리당이 한 석을 잃었지만 '세월호 참사'의 악재 속에서도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두 곳을 이기고 최대 격전지였던 '텃밭' 부산을 사수함에 따라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세월호 참사의 악화된 여론을 감안하면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론 대신 박근혜 지지세력이 집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결과는 역대 지방선거에 비해 투표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6.4지방선거 역시 56.8%의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마의 60% 벽을 넘지 못했다. 

투표율이 당초 예상치였던 60% 벽을 넘지 못함에 따라 격전지였던 수도권 빅3 중 3곳인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 선거에서 야당은 여당에 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월호 참사에 20~30대 유권자들이 분노를 표출하면서 적극 투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친 셈이다. 

아직 세대별 투표율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20~30대 유권자의 상대적 낮은 투표율이 표심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여권 참패 징크스'를 깰 수 있게 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인천을 내줬지만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곳을 다 휩쓸면서 정치적 중원을 확실하게 차지하고 전체적으로도 한 석을 더 확보해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 ⓒ연합뉴스

결과적으로 여야 어느 일방의 승리를 주장할 수 없는 '절묘한 성적표'가 나온 셈이다.

다만 새누리당은 충청 참패에 따른 후유증, 새정치연합은 인천 패배에 따른 당내 논란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선거가 여당의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와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 대결구도로 치러졌고, 애초 여당의 패배 내지 고전이 예상됐던 상황을 감안하면 세월호 심판론보다 박근혜 구하기가 막판 위력을 발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여야 어느 일방의 승리를 주장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세월호 국정조사와 국정 개혁 등 향후 각종 쟁점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어느 때보다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전체적으로 선방한데다 최측근인 유정복 서병수 후보까지 당선된데 힘입어 개각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관료마피아) 개혁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국조와 청와대 및 내각 개편 등 인적쇄신 요구 등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여야는 최소 12곳 이상의 '미니 총선'으로 판이 커진 7·30 재·보선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자. ⓒ연합뉴스

한편 기초단체장 선거는 총 226곳 가운데 현재 새누리당 124곳, 새정치연합 72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판세가 그대로 굳어지면 2010년 지방선거 때와 비교해 82석에 그쳤던 새누리당은 확실하게 설욕을, 92석을 차지했던 새정치연합은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쥐게 된다.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서울 조희연, 경기 이재정 후보가 당선된 것을 비롯해 최대 13곳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6명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압승이다.

인사이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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