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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버스 참사···아들 생일날, 미역국 끓여주고 일 나간 엄마는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

광주에서 철거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희생자 중 한 명인 60대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광주 재개발 지구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바로 옆 도로에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버스에는 아들의 생일을 축하해주려 새벽부터 미역국을 끓여주고 장사를 나온 곽모(64)씨가 타고 있었다.


10일 동아일보는 어제 발생한 사고에서 목숨을 잃은 곽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이 사고로 버스가 깔리면서 곽 씨를 포함한 탑승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광주지법 인근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곽 씨는 생일을 맞은 큰아들을 위해 미역국을 끓여 놓은 뒤 바쁘게 가게로 향했다고 한다.


인사이트뉴스1


곽 씨의 시누이는 광주 동구의 조선대병원장례식장에서 "가게 문 여느라고 아들 얼굴도 못 보고 생일상만 차려 놓고 나갔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올케가 사고 나기 직전에 오후 4시쯤 큰아들과 통화했다고 해요.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내일 장사에 쓸 음식 재료 사려고 시장에 가는 길'이라고 했대요. 사실 저도 사고 날 때 현장 가까이 있는 과일가게에 있었어요. 지나가다가 건물은 무너지고 희뿌연 연기가 가득한 걸 보고 너무 놀랐는데, 우리 가족이 거기 있을 줄은…"


같은 날 다른 사망자들이 안치된 전남대병원도 유족과 시민들이 몰려와 통곡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밤늦게 안치실로 찾아온 한 여성이 "어머니가 그 버스에 탔다는데 아직도 연락이 안 된다"며 경찰에 부탁했다.


인사이트광주소방서


어머니 성함을 확인한 경찰이 "사망자가 맞다"고 답하자 여성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터뜨렸다.


한 70대 여성은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 2학년인 남학생은 이날 동아리 활동을 하려고 학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건물 철거 작업자들은 전날 5층 건물 주변을 정리한 뒤 이날부터 건물 맨 위층부터 한 층씩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철거를 진행 중이었다.


작업자들은 굴착기 작업 중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고 한다. 광주경찰청은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업무상 과실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