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일제강점기 때 희생당한 '조선인 유골'이 흙에 섞여 공사장에 쓰인답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희생당한 일본인, 조선인 유골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의 토사가 미군 비행장 매립재로 사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사이트오키나와에서 발굴된 희생 장병 유해 / Ismedia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태평양 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일본 오키나와에서 희생당한 조선인들.


이들의 유골이 섞인 흙이 공사장 매립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 '오키나와타임즈' 등에 따르면 유골 수집 자원봉사단체 '가마후야'의 구시켄 다카마쓰 대표는 오키나와섬 남부에서의 토사 채취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전몰자의 유골이 있는데 매립에 사용하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실수다"라고 호소했다. 


인사이트구시켄 다카마쓰 가마후야 대표 / christiantoday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때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진 곳이다. 이곳에서 숨진 일본군, 오키나와 주민, 동원된 조선인·대만인은 대략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은 오키나와섬 남부에 있는 미군 후텐마 비행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안에 위치한 미국 해병대 기지 '캠프 슈와브' 앞바다를 매립해 비행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 중 일본 정부는 공사 계획 일부를 변경해 전쟁 희생자 유해가 대량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흙을 채취해 사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본 방위성 또한 지난해 4월 21일 공사계획 변경 승인을 신청한 상황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변경된 계획에는 2차 대전 말기 오키나와 전투 현장인 오키나와 이토만 시와 아에세초가 매립용 토사 채취장소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때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진 곳이다. 이곳에서 숨진 일본군, 오키나와 주민, 동원된 조선인·대만인은 대략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변경된 계획이 승인된다면 전쟁 당시 희생당한 사람들의 유골이 섞인 토사가 미군 비행장 아래에 깔리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아직 토사를 어디에서 조달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적정한 조사를 거쳐 채취 장소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인사이트태평양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핵소고지'


그러나 구시켄 대표는 이토만 시와 아에세초가 토사 채취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단식 투쟁을 벌였는데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개발 전에 유골이 없는지 육안으로 사전 조사를 하고 유골이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구덩이가 있다면 개발하지 않는 등 유골을 배려하는 상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마후야 등 시민단체는 맨눈으로 유골 유무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한국과 미국 유족을 찾아 공사 중단을 함께 촉구할 계획이다. 


한편 오키나와대학 지역연구소 오키모토 후키코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오키나와 전투에서 희생당한 군인과 군속(군무원) 중 사망한 이는 70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