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무상복지' 앞세우던 베네수엘라, 식량도 치안도 조폭이 장악했다

베네수엘라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지면서 도시들이 '갱'에게 장악당하고 있다.

인사이트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부패하고 통제력을 잃은 베네수엘라 정부, 일부 지역은 '갱'이 장악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전락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아픔에 대해 조명하는 기사를 송고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방송을 지휘하며 무너진 국가에 안정을 불어넣으려 하고 있지만, 통제력을 잃은지 오래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도시 'Cota 905'는 현재의 베네수엘라 상황이 얼마나 최악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인구 30만명이 거주하는 도시임에도 정부의 영향력이 전혀 발휘되지 않는다는 것.


인사이트Adriana Loureiro Fernandez for The New York Times


30만명의 인구를 통제하는 주체는 '갱' 즉 '조직폭력배'다. 거대한 폭력조직이 장악한 이곳은 도시의 작은 정부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전국민에게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무상의료, 무상교육, 저가주택을 뿌릴 정도로 강건한 나라였던 베네수엘라는 '빈국'이라는 말도 칭찬이 될 정도의 '조폭 국가'가 되고 말았다.


이 조직이 단순한 폭력 조직이 아니라 마약도 취급하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국가 해체 수준에 가깝다.


Cota 905를 장악한 조직은 분기마다 음악회를 열고, 스포츠 행사를 개최 및 후원하고 있다. 병으로 고생하는 시민들에게 약도 공급하는 복지를 시행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미국의 제재로 인해 약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밀수를 통해 시민들을 살려주고 있는 것. 마두로 정부가 하지 못하는 걸 한다는 점에서 조직은 정부보다 나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정부가 실패한 '코로나 봉쇄'도 성공하며 확진자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와 함께 아이들을 절망에 빠지게 만든 가정 폭력 관리도 성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두 번 이상 적발된 가정폭력범은 총으로 즉각 사살하고, 다른 가정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은 '손'을 총으로 쏘며 처벌하면서 범죄율을 줄였다.


이러한 베네수엘라의 현실을 바라보는 타국 정부 관계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있다. 시민들의 입에서 "마두로 정부보다 조폭이 더 낫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폭력조직의 능력이 좋아서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두로 정부와 공생 관계라는 분석이다.


공권력이 약화하고, 시민들을 관리할 공권력 유지가 어려워짐에 따라 폭력조직을 묵인하면서 국가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이 '반정부 시위'를 금지하는 게 정부를 자극하면 공권력이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한편 베네수엘라는 석유가 배럴당 100달러(한화 약 1,115원)를 넘을 때 부국(富國)이 됐다.


하지만 이당시 정부는 무상복지,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무분별한 복지에 돈을 투입했다.


그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채산성이 낮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은 힘을 잃었다. 이때 부채를 갚기 위해 화폐를 무한정 찍어내면서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국가 경제가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