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MBC, 기자 뽑으며 “진보냐, 보수냐?” 사상검증 질문 ‘논란’


ⓒMBC 홈페이지 캡처

신규 인력 채용하며 '사상검증'하는 MBC

MBC가 최근 경력기자를 신규 채용하면서 “보수냐, 진보냐?”는 등의 사상검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2일 발행한 노보에서 <경력기자 ‘사상검증’ 면접> 꼭지를 통해 "사측이 진행하고 있는 이른바 ‘데스크급 경력기자 채용’ 과정에 사상검증 식의 면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복수의 관계자들로부터 이를 제보받았다"고 강조했다. 

MBC본부에 따르면, 경력기자 면접은 5월 중순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서 보도국 부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는데, 이 자리에서는 “당신은 보수냐 진보냐?”, “누가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고향이 어디냐?” 등의 질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0년차 전후의 지원자 가운데에는 보수신문과 종편 재직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MBC본부는 “귀를 의심케 하는 질문들”이라며 “또, 이 같은 질문은 대놓고 기자들의 사상을 검증하고 선별해서 뽑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사측의 ‘인원충원’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본부 소속 기자들의 경우, 2012년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취재현장에서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을 활용하면 되는데 사측이 정치적인 이유로 고참급 기자들을 취재 현장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MBC 사측은 노조의 이런 지적에 '회사가 보기에 활용 불가능한 인력들이라는 판단'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BC 사측은 최근 세월호 참사 자사보도를 비판한 성명에 이름을 올린 14년차 15년차 보도국 기자를 경인지사로 갑자기 발령을 냈다. 

보도국 내 비판적 시각을 가진 기자들을 밖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활용 불가능한 인력들’이라는 발언은 MBC본부 소속 조합원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히며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MBC본부는 “사법부는 부당징계와 부당인사에 대해 회사의 인사조치가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패소의 원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사이트 뉴스팀